삼진아웃 등 상습 음주운전자…“치료적 개입 필요”

삼진아웃 등 상습 음주운전자…“치료적 개입 필요”

기사승인 2017-03-19 03:00:00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음주 뺑소니 사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정호 선수가 항소를 선택한 가운데 음주운전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미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전례를 볼 때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 속에서 전문가들은 처벌 외에 치료나 교육 등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안정행정위원회 간사 권은희 의원(국민의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음주운전 삼진아웃 처분현황’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초범자는 2011년 15만693명에서 2015년 13만3937명으로 감소했으나 재범의 경우 2011년 10만6725명에서 2015년 10만8004명으로 증가했다. 삼진아웃 이상의 상습범들은 2011년 3만9530명에서 2015년 4만4986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은 “재범 또는 삼진아웃 이상의 상습 음주운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다거나 혹은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교육이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며, “음주음전은 실수가 아닌 습관의 문제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한 보험사 자료에 따르면 처음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나 정지를 당하는 비율은 3.7%인데 반해 음주운전으로 한 차례 면허 취소나 정지를 당한 운전자가 다시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나 정지를 당하는 비율은 30.2%로 나타났다.

이는 상습 음주운전자의 재발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음주운전이 실수라기보다는 이미 위반 경력이 있는 운전자에 의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정호 선수 역시 지난 2009년과 2011년 한 차례씩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곤혹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또다시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바 있다.

이무형 원장은 “신체적, 정신적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 중 하나인 알코올은 재발되고 반복되는 경향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해 온 사람일수록 음주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한 알코올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3회 이상 음주운전을 해온 상습 음주운전자가 전체의 61%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5회 이상은 21%였으며 셀 수 없이 많다고 대답한 환자는 무려 26%나 차지했다. 

이 원장은 “상습 음주운전을 다른 일반 교통법규 위반과 달리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중독성 질환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보다 강력한 처벌 외에도 음주운전자의 알코올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교육, 치료 등이 적극 개입될 때 재발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