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연우진 “시청률 아쉬움, 다음 작품의 긍정적 동력으로”

[쿠키인터뷰] 연우진 “시청률 아쉬움, 다음 작품의 긍정적 동력으로”

연우진 “시청률 보며 속상했던 아쉬움, 다음을 위한 긍정적 동력으로”

기사승인 2017-03-23 06:0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가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빴던 게 결정적이었다. 초반부터 여주인공 박혜수의 연기력을 혹평하거나 비현실적인 설정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3.2%(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빠르게 1%대로 추락했다. 결국 중간에 대본을 수정하고 재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서울 선릉로 한 카페에서 만난 연우진도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알고 있었다. 촬영하며 8~9㎏나 살이 빠졌다는 연우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본 수정과 시청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대본이나 편집 순서에는 변화가 있었어요. 하지만 큰 틀은 유지했다고 생각해요. 획기적으로 내용이 변하지는 않았거든요. 드라마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색깔과 주제를 끝까지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배우와 스태프들에겐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저도 정체된 시청률을 지켜보면서 속이 상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아쉬움들을 앞으로를 위한 긍정적인 동력으로 가져가는 편이에요. 다음에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죠. 이를 갈고 있는 건 확실해요.”


연우진은 “은환기를 통해 나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내성적인 은환기 역할을 연기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다. 하지만 연기하는 그에게 영향력을 미쳤을 정도로 캐릭터에서 느낀 매력이 컸다.

“은환기의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이 정말 멋있었어요. 말 없는 내성적인 캐릭터라고 해서 생각까지 없는 건 아니잖아요. 배려심도 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유로운 순간에 드러나는 순수함도 좋았고요. 처음 은환기 역할을 준비하면서 스스로에게 내가 언제 내성적이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했어요. 참 어렵더라고요. 겉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 끝에 은환기가 불쑥 다가왔을 때 느껴지는 희열은 정말 아름다운 느낌이었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고 살도 빠졌지만, 은환기와의 만남은 너무 기뻤죠.”

연우진은 인터뷰 중간에 “올해 들어 가장 말을 많이 한 날”이라며 자신이 혹시 말 실수를 할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촬영 기간 동안 은환기 캐릭터에 깊게 몰입해 있었다는 얘기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정도다.


“캐릭터는 무조건 몰입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매 순간 은환기로 있었죠. 그런데 다시 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원래의 저와 괴리감이 있더라고요. 원래의 제 모습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나에 대한 걸 잘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이랬던 사람이 아닌데, 내가 원래 이랬던가, 어릴 때는 어땠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죠. 은환기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저를 자극시킨 거예요. 저 또한 남들과 소통하는 법에 있어서 틀을 바꾸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이날 연우진은 “현장에서 연기하고 웃고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며 “공백을 안 두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빠른 시간 안에 연우진을 차기작에서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이미 찍어 놓은 영화 ‘사선에서’와 ‘궁합’도 올해 안에 개봉될 예정이다. 갈 길 바쁜 연우진이지만 ‘내성적인 보스’와 은환기 캐릭터에 대한 의미는 각별하다.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긴 작품이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깊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내성적인 보스’를 만난 거예요. 내가 왜 연기를 하는지, 내가 왜 연기함으로써 존재하고, 내 연기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전보다 연기 테크닉은 더 좋아졌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사실로 기분이 좋진 않았어요. 발전이 없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깊이 있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깊이 고민했지만, 답은 못 찾았어요. 그래도 제 스스로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졌던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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