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경기 용인에서 불에 지져진 채 발견된 길고양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경기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27일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주변 탐문조사를 진행했지만, 목격자가 없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람이 고의로 길고양이에 화상을 입힌 건지, 아니면 길고양이가 다른 사고를 당한 건지 명확한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물권단체 '케어'도 지난 17일 치료비 모금과 함께 결정적인 제보를 하는 목격자에게 500만원을 주겠다며 현상금을 내걸었다.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치료비는 이날 기준 700만원 가량이 모였다.
그러나 아직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케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인적이 드문 물류센터에서 벌어졌다. 으슥한 곳이다 보니 제보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아직 사건의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A(36·여)씨는 용인시 처인구 한 물류센터 앞에서 온몸이 새카맣게 타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물류센터 인근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 1년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돌봐왔다.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던 길고양이가 불에 탄 채 발견되자 A씨는 길고양이를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수의사는 "누군가가 인화성 강한 물질을 뿌리고 화상을 입힌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에 A씨는 다음 날 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현재 길고양이는 분당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케어 관계자는 "길고양이가 밥을 먹고 기운도 있어서 다행이지만 감염이나 합병증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화상을 입은 피부가 벗겨지며 치료를 위한 마취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살아있는 동물을 학대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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