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세월호가 31일 전남 목포 신항에 도착한다. 추모의 열기는 다시 뜨거워졌지만, 추모 시설 입주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4·16 안전 공원’(가칭)과 ‘4·16 안전교육시설’ 조성을 두고 유가족들과 경기 안산 지역주민이 갈등을 빚고 있다.
4·16 안전 공원에는 추모공원과 봉안시설(유골을 안치하는 곳)이 들어선다. 4·16 안전교육시설 안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사용했던 ‘4·16 기억교실’과 추모관, 안전교육 관련 연수시설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 오토캠핑장 주변에 4·16 안전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며 “후손에게 안전 교육을 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화랑유원지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화랑유원지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운영 중이다. 주민들은 “봉안시설마저 들어오면 공원 이용객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7일에는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결사반대’라고 적힌 전단지가 단원고 인근 고잔1동 주변 도로에 뿌려졌다. 전단지에는 “유원지에 추모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지역주민이 화랑유원지에 위치한 야외캠핑장과 경기도 미술관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매년 12월31일 열리는 ‘천년의 종 타종식’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빠지게 됐다”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시설을 건립하려 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4·16 안전교육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2019년 5월까지 고잔동 부지 4431㎡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16 안전교육시설 추진계획은 고잔동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된 상태다.
반면, 3년 만에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잠잠했던 추모 열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곳도 있다. 선체 인양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안산시에 있는 정부합동분향소와 안산교육청 별관에 마련된 4·16 기억교실에는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루 100여명에 불과했던 추모객은 지난 25~26일 2000여명에 달했다. 방문객들은 제단에 국화를 바치고 추모 글을 남기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보관하는 안산시 고잔동 ‘4·16 기억저장소’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지역 주민 8~10명이 모여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시 낭송회를 진행했다. 이달 셋째 주부터는 미수습 학생 4명에 대한 시 낭송회가 시작됐다. 4·16 기억저장소 관계자는 “시낭송회가 끝나는 4월 첫째 주까지 인양 작업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에도 연일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택 4·16연대 광화문광장 상황실장은 지난 3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이후 추모객들이 늘었다”며 “광화문 광장에서 유가족과 함께 촛불을 들어 준 시민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tladbcjf@kukinews.com / 그래픽=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