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손석희 JTBC 앵커가 지난 4일 오후 벌인 설전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가 '좌파 언론'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했다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다른 당에서는 '대선의 질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 앵커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손 앵커는 먼저 스스로 '친박(친박근혜)'를 부인한 홍 후보를 향해 "여러가지 양태가 친박이라면 사람들은 친박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홍 후보는 "오랜만에 만나가지고 좋은 얘기하지 뭘 자꾸 따져 싸요"라며 대답을 회피하고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편하게 물어보라"고 면박을 줬다.
손 앵커가 "작가가 써준거 읽고 있지는 않다"고 답하자 홍 후보는 "확실하냐. 내가 옆에서 딱 이야기 하면 그걸 볼수가 있는데, 떨어져 보니까 볼 수가 없다"고 비꼬았다.
홍 후보는 손 앵커에게 재차 "써준걸 보고 있잖아. 써준거 읽지 말라"고 지적했고 손 앵커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홍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고 언급하자 "지금 손 앵커도 재판 중에 있는 것 아니냐. 본인도 재판 받으면서 나한테 재판 얘기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손 앵커의 질문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라"는 황당한 답변을 하는가 하면 손 앵커를 향해 삿대질이나 반말도 서슴지 않았다.
홍 후보와 손 앵커의 인터뷰는 5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최상위권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홍 후보는 손 앵커와의 설전에 대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면서 오늘 손 앵커를 생방송에서 한 번 재밌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 나는 어디가나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은 재미있었을 것"이라며 "정치라는게 결국 국민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홍 후보는 방송이 끝난 뒤 손 앵커에게 사과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선전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답장을 받았다면서도 "천하의 손 앵커가 당황할 때가 있다. 화가 많이 났더라"라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정당에서는 홍 후보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유 후보 측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만한 태도와 비겁한 답변 회피, 궤변을 넘어선 국민모독은 이제 정상 수준이 아니"라면서 "홍 후보는 무자격자 형사피고인일 뿐이다. 국민께 사과하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도를 넘은 노이즈 마케팅은 대선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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