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성진 체제로 8년 만에 최대 실적…‘가전 띄우고 스마트폰 살리고’

LG전자, 조성진 체제로 8년 만에 최대 실적…‘가전 띄우고 스마트폰 살리고’

기사승인 2017-04-08 09:30:21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LG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215억원의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2.4% 가파른 증가세다.

LG전자는 7일 연결기준 매출 14조6605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의 2017년도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만 보면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번 LG전자의 잠정실적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4조7777억원, 영업적자 352억원으로 2010년 4분기 이후 6년 만의 분기 적자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데 이은 것이라 주목을 끈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467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마케팅 비용으로 가전 부문 영업이익까지 줄어 적자 전환이라는 충격을 받았다.

아직 각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불어나던 적자폭 감소와 프리미엄 가전에서의 수익성 향상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G전자는 ‘OLED’와 ‘나노셀’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적자 개선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폰‧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3분기 776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 ‘G5’ 흥행 실패와 ‘V20’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부담을 키웠다.

비용 부담 속에서도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 개선까지 투자를 이행했다. 이후 첫 결과물로 지난달 출시한 최신 전략 스마트폰 ‘G6’는 부품 수급과 재고 관리, 공급망 다각화 등 만전을 기해 선보였다. 전작 대비 완성도에서 호평을 받는 G6는 이달 북미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CIS, 중동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진출한다.

LG전자가 G6의 글로벌 출시에 적극 나서는 모습과 MC사업본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이 202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은 스마트폰 실적 개선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지속해온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 투자가 열매를 맺으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최고사양 제품에 디자인과 직관적인 사용성을 앞세워 최고 수 천만원대 가격에 판매된다.

LG전자는 기존 시그니처 제품군 외에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TV 시장에서도 OLED와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두 가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전통적 가전 비수기임에도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 성숙 시장인 가전 특성상 급격히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프리미엄 수요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유효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LG전자의 성과는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조성진 CEO(최고경영자) 체제로의 전환이 유효했다는 평가의 단초가 된다.

‘세탁기 전문가’로 꼽히는 조 부회장은 LG전자 가전 사업을 현재 위치까지 이끈 인물로 꼽힌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LG전자 가전 부문 H&A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동종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영업이익률 9.7% 수준을 달성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LG전자 내부에서는 조 부회장이 G6 출시에 앞서 제품을 세심하게 뜯어보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등 개발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제품 준비에 꼼꼼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 ‘품질과 ‘안전’, ‘이기는 조직문화’ 등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바 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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