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양병하 기자] 여성가족부(장관 강은희·사진)는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점검하고 준수해야 할 사항을 담아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제작·배포한다.
안내서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5개 영역으로 나눠 정리하고, 영역별로 점검 포인트와 구체적인 좋은 방송사례를 제시해 이해를 도왔다. 특히 지난 1월 개정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양성평등 관련 심의 조항을 고려했으며, 학계와 시민단체가 제작에 참여했다. 안내서는 PD·작가·정책전문가 등 방송실무자와 전문가의 자문을 거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했다.
안내서에 따르면 주제선정에서부터 특정 성(性)의 시각이나 관점이 배제되지 않아야 하며, 성 불평등한 현실을 소재로 방송을 제작할 경우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단순화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방송사 전체 프로그램에서 양성평등 관련 주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해 볼 것을 제안했다.
또 방송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균형 있게 대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나 출연패널 등을 구성할 때 양적·질적인 면에서 양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남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특정 성이 보조적 역할에 머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 병원드라마에서 남성간호사를 등장시켜 전문적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좋은 방송 사례로 제시되기도 했다.
성폭력·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뤄서도 안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스보도 등에서 당시 상황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묘사해 사건을 선정적인 볼거리로 만들지 않고, 성범죄를 관용적인 시선으로 다루거나 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장면을 담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차별적인 언어사용에 대한 민감성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여자는~해야” 또는 “남자는~해야”와 같은 성 고정관념을 담은 언어적·시각적 표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영계’나 ‘꿀벅지’ ‘180㎝ 미만 루저’ 등의 표현이 방송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내서는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극드라마제작사협회, 지상파·케이블 방송사, 드라마 제작사 등 유관기관에 배포되고, 여성가족부(www.mogef.go.kr),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www.kigepe.or.kr) 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박난숙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방송에서 보여 지는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성 상품화는 일반 성인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동·청소년의 성역할 사회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제작진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부는 방송 제작 전 유의사항을 담은 이번 안내서와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수행하는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방송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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