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포스터에 대해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시각 디자인 전문가인 손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쟁을 넘어 당을 초월해 디자이너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안 후보 벽보 디자인을 보고 사실 좀 놀랐다. 범상치 않았고 선수가 했구나…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 면을 꽉 채우며 '안철수'를 강조한 것, 전면을 사진 속 초록 배경을 활용해 강조한 것이 자신감 충만한 젊은 디자이너 감각 같았다"면서 "당명을 넣지 않은 것도 어깨띠에 '국민'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 만세를 부른 사진도 유별나다. 이런 아이디어를 채택한 안 후보가 다시 보였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손 의원은 "그러나 처음 벽보를 보는 순간부터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진 속 얼굴은 안 후보의 얼굴과 좀 달랐다. 과도한 메이크업 탓인가 자세히 봤지만 그것도 아닌듯 했다"면서 "내가 맞았다. 목을 중심으로 몸을 둘로 나눠 얼굴과 몸이 다른 사진일 뿐만 아니라 얼굴 좌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또 "인간의 얼굴은 거의 비대칭이어서 좌우를 바꾸면 어딘가 이상해진다. 무슨 욕심이었을까"라며 "더 잘 생겨 보이게 하려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라고 반문했다.
손 의원은 "디자이너에게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가 있다. 대통령 후보의 목을 잘라 다른 얼굴을 붙이고 게다가 좌우를 반전시켜 이미지를 왜곡했다"면서 "이건 아니다. 벽보는 후보를 판단하는 중요한 매체다. 후보의 목에 손을 댄 사람이나 그렇게 하도록 용납한 사람이나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끝으로 "브랜드 마케팅의 철칙"이라며 "대중은 가짜에 감동하지 않는다. 가짜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안 후보의 포스터를 만든 이제석(35) 광고연구소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얼굴의 좌우대칭이 바꾸었다는 지적에 대해 "작업 중 생긴 우연"이라면서 "이미 사진 자체의 질이 좋지 않다. 디자인 과정에서 색깔이 맞지 않거나 빛 방향이 맞지 않는 부분을 맞추려 하다 보니 구조적 결합을 위한 포토샵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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