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가 JTBC 측에 손석희 '뉴스룸' 앵커를 교체하라는 취지의 압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언론사 사주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압 받은 사실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지난 16일 유튜브에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홍석현"이라는 제하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갈색 개량 한복 차림의 홍 전 회장은 "JTBC의 '태블릿 PC 보도'(지난해 10월24일) 이후에는 정권이 좀 약해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면서도 "보수층으로부터의 비난,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말도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전 회장은 "내가 (위로부터) 받은 구체적 외압은 5~6번이 된다. 그 중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압이) 두 번 있었다"면서 "이 자리에서 처음 밝힌다. 그건(외압은) 시대착오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전 회장은 "사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치른 입장에서 좀 위협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런 외압을 받아 앵커를 교체한다는 건 내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외압을 견뎠다"고 회상했다.
그간 언론계에서는 JTBC에 대한 정권 차원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이날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소속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2월경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했고 이날 대화의 절반은 손 앵커를 갈아치우라는 압력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부회장이 홍 전 회장에게 통하지 않을 얘기라며 난색을 표하자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삼성) 광고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 대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고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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