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명백한 주적” 안철수, 연일 ‘우클릭’…보수층 잡기 ‘안간힘’

“北 명백한 주적” 안철수, 연일 ‘우클릭’…보수층 잡기 ‘안간힘’

기사승인 2017-04-21 14:20:57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우클릭' 행보로 보수층 구애에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안 후보의 협치는 자유한국당까지 손을 잡는 것인가'는 질문에 "(협치는) 굉장히 넓은 범위"라면서 "저는 다른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도 등용해서 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지금은 진보와 보수를 나눌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가 협치와 연정의 대상으로 자유한국당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안보 행보에도 나섰다. 같은 날 안 후보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를 만나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미국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특사로 파견해 실무접촉을 하고, 이른 시일 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열린 2차 TV 토론에서 불거진 '주적' 논란에 대해서도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이미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단언했다. 문 후보는 앞서 2차 TV 토론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규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했었다. 또 안 후보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즉각 요격 명령을 내릴 것"이라거나 "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 대해서도 "우리가 보복했어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는 동요하는 보수 표심을 붙잡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문 후보 지지층은 결집하는 반면, 안 후보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떨어지는 모양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 19일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은 40%, 안 후보는 30.1%로 나타났다.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에서도 문 후보 28.8%, 안 후보 23.5%,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2.1%였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조사, 21일 발표한 4월 3주차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 차이가 11%p 였다. 이는 지난주 두 후보 지지율 격차가 3%p로 양강 구도가 굳어지던 지난주에서 크게 벌어진 수치다. 특히 TK 지역 내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23%를 기록, 이번에 처음으로 홍 후보(26%)에게 밀렸다. 

그러나 안 후보의 태도 변화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의 전략은 되려 상대편 후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지난 17일 "안 후보는 진짜 보수 후보가 아니다"라며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후보가 된 다음 안보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 사드 배치를 제일 먼저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찬성한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금 안 후보가 보수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회주의자'라는 인식이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도 미지수다. 반 전 사무총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귀국한 뒤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와 우호적 태도를 유지하며 '기회주의자' '배신자' 오명을 얻었다. 반 전 사무총장은 결국 지난 2월 중도 낙마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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