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달라졌다…“말 끊지 말라” “토론 태도 바꾸셔야”

문재인이 달라졌다…“말 끊지 말라” “토론 태도 바꾸셔야”

기사승인 2017-04-24 15:53:17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달라졌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전과는 상이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문 후보는 23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1차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단호한 태도로 상대방의 공격에 반격했다. 방어하기에 바빴던 이전 토론회와는 다른 태도다. 문 후보는 필요 이상으로 웃는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첫 TV 토론회 이후 '목사님'이라는 관전평을 들었다.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들며 "계속 말을 바꾸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제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라" "말을 끊지 말라"며 강하게 나갔다. 또 유 후보를 향해 "저는 유 후보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생각했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공격해) 실망스럽다"고 면박을 줬다. 이어 문 후보는 "유 후보님은 토론 태도를 바꾸셔야 한다. 상대가 인정할 때까지 계속 말꼬투리 잡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공방에서도 문 후보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제가 '갑철수'인가 안철수인가"라며 문 후보 아들의 특혜채용 의혹을 걸고 넘어지자 문 후보는 "안 후보는 방금 미래를 논의하자고 해놓고 그 말이 끝나고 돌아서서 과거를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 외교안보 정책 검증이라는) 주제에서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안 후보가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질문하자 문 후보는 "SNS상에서 공격받은 것을 말씀하시는 모양인데 그런 악의적 공격은 제가 여기 계신 후보님들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받는다"면서 "그런데 그걸 제가 안 후보에게 물어본다거나 불평한 적 있나"라고 반격했다.

"문 후보 측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속 딸의 재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과하라고 말씀해주시겠나"라는 안 후보의 요구에도 문 후보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문 후보는 "의혹 해명하셨으면 된 거다"라며 "대통령 후보가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도 문 후보가 적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며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공세적 방어작전'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문 후보는 앞서 있었던 토론회에서 길게 답변하다가 말꼬리를 잡혀 공격을 다시 당하는 모습을 보였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간결하게 답변하면서 상대방에게 공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문 후보가 자신의 TV 토론 콘셉트를 바꾼 셈인데, 자신감의 발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가 예전에는 토론회에서 이유 없이 웃는 장면도 많았었는데 이번에는 표정관리를 하는 것 같았다"면서도 "여전히 질문의 핵심을 회피하는 태도는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 평론가는 "문 후보가 '(토론을) 아주 잘 할 수 없다면 점수를 까먹지 말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문 후보의 생각이) 이해는 가지만 이를 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답답하다"면서 "상대편 후보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한다고 생각하고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문 후보는 앞서 있었던 토론회에서 질문에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지난 19일 TV 2차 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 "차기 정부에서 다룰 문제" "여야 합의를 통해 논할 문제" 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하는 데 그쳤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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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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