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고(故) 김초원(당시 26세) 교사의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YTN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59)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청와대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문 대통령을 바꿔줬고, 통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씨에게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서 바로 순직 처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곧 좋은 결과가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5분간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김씨에게 "세월호 기간제 선생님들도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인솔했는데 순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3년 동안 힘들었던 마음 이제 추스르시고 열심히 살아달라"고 위로했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너무 감격한 나머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자 문 대통령이 '울지 말라'고 말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3년간 '오체투지'를 하고 호소를 이어가다 얼마 전 성대 제거 수술을 하고 인공성대를 달았다.
청와대 춘추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가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 처리에 감사를 표시했고 문 대통령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것이기에 우리가 감사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으나 김초원, 고(故) 이지혜(당시 31세)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 분의 순직을 인정함으로써 스승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다 하려 한다"면서 순직 인정 지시를 내렸다.
기간제 교사가 교육공무원법에서 공무원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인사혁신처는 이날 "순직 인정을 현실화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사와 이 교사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탈출시키고 끝내 숨졌으나 참사 후 3년이 지나도록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다른 정규직 교사 7명은 모두 순직 인정을 받았다.
이에 김 교사 유족은 지난해 6월28일 유족급여 및 유족보상금 청구서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고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법적 투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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