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낙마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 안팎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이 총리 후보자와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는 대신, 강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를 통과시키지 않기로 여야가 합의했다는 내용이 세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3주가 다 되어가도록 내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총리 후보자는 부인의 위장전입, 장남의 병역 문제,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서 후보자는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월 1000만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고 부인의 상가 임대업 문제 등 도덕성 의혹을 받고 있다.
'빅딜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이날 자유한국당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성토가 잦아든 반면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부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에 대해 "위장전입, 이중국적, 세금탈루에 이어 고위공직자로서 가장 심각한 거짓말 의혹까지 덧붙여졌다"고 비난했다. 다음날인 지난 30일에는 정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에 대해 "억대 연봉에도 '신용카드 사용액 제로'인 미스터리, 위장전입, 목동 아파트 다운계약, 부인 특혜 취업 의혹까지 불거졌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자유한국당은 한발 더 나아가 "강·김 후보자는 부적격 덩어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라며 "본인 스스로 내정을 철회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이 총리 후보자 인준에 협력하기로 한 국민의당도 강 후보자, 김 후보자 인준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콕 찝어 비판하며 "총리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양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도 다른 정부와 인사에서 다를 게 뭐냐"고 따졌다. 사실상 강 후보자,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빅딜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빅딜을 하려면 저하고 해야 되는데 제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검증하지 않고 딜을 통해서 누구를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고 받기'하는 것은 사실상 협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 후보자의 경우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후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거취를 통해 '빅딜설'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 후보자는 이날 오전까지 자진사퇴에 대한 언급 없이 인사청문회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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