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동통신 국제표준단체 3GPP가 설정한 LTE의 최종 단계 ‘LTE 프로’를 구현한 것으로 밴드 CA, 4x4 MIMO, 256QAM 등도 3GPP 표준 기술이다.
이 중 SK텔레콤의 상대 우위는 5밴드 CA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광대역 2개를 포함, 5개 주파수 대역을 가진 유일한 사업자로 총 70MHz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다. KT는 4개(광대역 1개), LG유플러스는 3개(광대역 2개) 주파수 대역 50MHz씩을 묶을 수 있어 2개 차선이 부족한 셈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4.5G가 경쟁사 대비 이용자 체감 네트워크 품질을 비약적으로 높이기는 쉽지 않다.
먼저 SK텔레콤의 5밴드 CA에 4x4 MIMO를 더하는 것은 현존 단말기 칩셋의 기술적 한계로 불가능한 상태다. SK텔레콤이 말하는 최대 900mbps 속도는 3개 주파수를 묶고 2개 대역에 4x4 MIMO를 적용해 얻은 결과다. 즉 아직까지는 4x4 MIMO를 지원하는 일부 도심 지역에서 제한적으로만 나올 수 있는 수치다.
5밴드 CA로 구현 가능한 700mbps도 수치상 절대적 경쟁 우위는 아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CA와 4x4 MIMO를 조합을 통해 최대 700Mbps급 전송 속도를 구현한 상태기 때문에 같은 수치에서는 SK텔레콤이 전국 57개 시·군이라는 커버리지 이점을 가질 뿐이다.
여기에 5밴드 CA와 4x4 MIMO를 모두 지원하는 단말기는 현재 국내에 삼성전자 ‘갤럭시 S8’ 시리즈 뿐이며 이를 이용하더라도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지역에 있어야 한다.
최대 전송 속도라는 개념이 여러 사용자가 기지국을 공유하는 환경에서 사실상 구현 불가능한 수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용자가 많거나 기지국과 거리가 떨어질수록 전송 속도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준비한 4.5G 시연에서도 최대 속도는 약 630mbps에 그쳤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SK텔레콤의 가입자 당 주파수 대역폭이 3사 중 가장 적다는 점도 약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K텔레콤의 LTE 가입자 수는 2165만명을 기록해 2위 사업자인 KT의 1460만명을 크게 넘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만큼 최대 전송 속도가 높다고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이용자 수 등에 따른 체감 속도 편차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4.5G 상용화는 늘어나는 LTE 가입자 트래픽에 대한 대책”이라며 “현재 갤럭시 S8에서만 지원되더라도 이들 이용자를 분산시킴으로써 기존 이용자들의 통신 품질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4.5G는 5G로 가는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CA, 4x4 MIMO 등 기술이 향후 5G 네트워크의 요소 기술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5밴드 CA를 상용화 한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4.5G를 5G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LTE 단계에서 최대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 5G의 핵심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KT 관계자는 “5G에서 중요한 부분은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 실시간 서비스를 위해 최대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지연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K텔레콤의 4.5G도 지연시간은 기존 LTE와 동일하다.
이어 “4.5G라는 용어는 KT가 미래부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인 만큼 SK텔레콤이 5G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마케팅 차원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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