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앨범 한 장을 발매하고 1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이어오던 가수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생겼다. 국내에서 음악 경연 방송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나는 가수다’ 시즌4에 출연했고 이를 통해 ‘황쯔에리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륙의 스타로 자리 잡았다. 가수 황치열의 이야기다. 기적을 만난 황치열은 지난 13일 두 번째 미니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를 발표하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모처에서 만난 황치열은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팬님들 덕분”이라고 답했다. 잘하는 사람 잘생긴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은 세상에서 팬들이 자신을 선택해준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는 것. 황치열은 “팬들이 어깨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표현하며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황치열의 팬 사랑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연기를 펼친 이유도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다. 황치열은 “연기는 제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며 “많은 분들이 보시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이 원하면 계속 연기할 생각이지만, ‘우리 가수는 그냥 노래만 하자’라고 하신다면 노래만 할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황치열은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하는 등 이번 앨범 전반에 공을 들였다. 자신의 이름으로 10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황치열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책임과 의무가 많아진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10년 전에는 무명이었고 반응도 ‘무플’이었다면, 지금은 제 앨범을 기대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솔로가수 앨범 선주문 10만장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신인 때 여러 상상을 했는데, 이런 상황은 상상해본 적도 없어요. 사실 앨범을 다시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 했죠. 이번 앨범은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팬들에게도 중요한 앨범이에요.”
황치열을 오랜 시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처음엔 아버지였고 그 뒤로는 내내 오기였다”고 고백했다. 황치열은 20대 초반 가수의 길을 반대하는 부모님께 “성공해 보이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상경했다.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시니까 일단 서울로 올라왔는데, 반대가 심했죠. 아들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었어요. 아버지가 위암 수술을 하시고 힘들어 하시니 더욱 그랬죠. 오기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 할 줄 아는 게 이것 밖에 없더라고요. 나중에는 긍정적인 자세로 일을 즐기게 됐어요. 그때 갖게 된 ‘좋은 멘탈’이 경연에서 좋은 작용을 했다고 생각해요.”
기적은 기회의 다른 이름일 지도 모른다. 황치열은 치열한 준비 끝에 경연이라는 기회를 만났고 그것을 기적으로 만들었다. 그에게 이번 앨범은 또 다른 기회다. 황치열은 “이범 앨범을 통해 첫 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한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기존 곡을 편곡해서 보여드리는 무대에 집중했어요. 이제 가수로서 1회의 막을 여는 셈이죠. 큰 걱정이 들지는 않아요. 9년 만에 사랑 받았으니, 9년 더 기다릴 수어요. 저는 그저 앞으로 우리 팬님들과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하나씩 계속 만들어 가고 싶어요. 세월이 지나 뒤돌아 봤을 때 아름다운 추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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