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대마초를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탑이 지난 6일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 며칠 간 기면상태로 병원에 입원했다. 배우 심은하는 지난 21일 탑과 같은 계열의 약물을 과다복용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보도됐다. 방송인 에이미는 2012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집행유예 기간 동안 졸피뎀을 추가로 투약한 혐의가 발각돼 벌금형을 받고 2015년 강제 출국됐다. 그리고 지난 20일 자신의 투약 혐의에 관련한 가십을 방송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고 미국 LA의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한 것이 알려졌다.
대중들은 흔히 스타들에 관해 마냥 행복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름을 알 만한 연예인들은 자연스레 명성에 기반해 부를 거머쥔다. 시간이나 여유가 부족하지만 돈이 충족되면 다른 행복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중의 상상들을 반박하는 것이 6월 한 달간 불거진 향정신성 의약품 관련 사건들이다.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어떤 스타들은 약에 의지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 유명세에 따르는 상상 못할 고통, 스타들은 힘들다
가장 큰 이유는 유명세다. 연예인들은 유명해질수록 많은 이익을 누리지만 그에 따르는 해악도 많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지만 모든 대중들이 유명인에 대해 좋은 감정과 의도로만 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스타들에게 가지는 악의는 다양하고, 그 날카로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털사이트의 뉴스 댓글란이다. 사건·사고 소식부터 단순한 SNS 근황을 알리는 소식에까지 다양한 ‘악플’이 달린다. 스타들이 잘못을 저질러 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라면 차라리 인과관계라도 명확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플’은 이유 없이 달린다. 성적인 희롱부터 살해 협박까지 유형도 다채롭다.
좋은 댓글보다는 자극적이고 상처를 주는 ‘악플’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스타 또한 마찬가지다. 악플에 괴로워하는 이들은 방송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점점 꺼리게 되고, 자연스레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김구라, 김장훈, 최강희, 이병헌, 가인 등 자신의 공황장애를 공공연하게 호소한 스타들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가장 빠르게 정신질환을 가라앉히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처방 약물이다. 상담 등도 좋은 방법이지만, 질환을 단시간에 치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약물에 의존하는 스타들… 대중 의식 개선이 답이지만 요원해
아이러니한 것은 악순환이 반복되며 점점 약물에 의존하는 스타들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진 스타들 중에서는 정신상담 한 번쯤 안 받은 이들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상담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바쁜 스타들이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처방 약품에 의존하기 십상”이라고 증언했다. 대중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직업이지만 그런 만큼 어디서 스타를 겨냥한 화살이 날아올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 향정신성 약물들의 경우 단시간에 정신적 안정을 찾아주는 효과가 있고, 항상 불안을 앓고 있는 스타들 중 몇몇은 상담치료보다는 점점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당장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연예 관계자들은 나름대로의 대책으로 스타들을 보호하려 애쓰고 있다. 한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정기적인 상담 치료와 휴식을 권하고 있다”며 “당장 작품이 잘 돼서 많은 시나리오가 물밀듯 들어온다 하더라도, 작품이 끝나면 충분한 휴식기간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또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문하는 가요계 기획사들의 경우, 연습생들부터 정신 상담을 병행한다. 당장은 어떤 정신적 질환이나 불안증이 없더라도 꾸준한 상담으로 건강한 정신적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방법들에 앞서, 결국 불안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뻔한 답이다. 스타들을 대하는 대중들의 의식 개선과, 건강한 연예 문화 소비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은 반대로 생각하면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만들 수도 있다는 뜻임을 누구나 한 번쯤 되새겨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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