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대만 가오슝 전람관 윤민섭 기자] “중국의 WE나 대만의 플래시 울브즈와 붙고 싶다”
삼성의 바텀 듀오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이 리프트 라이벌스 1일차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쿠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삼성 갤럭시는 6일 대만 가오슝 전람관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리프트 라이벌스 1일차에 자신들에게 배정된 예선 2경기를 전부 승리했다. 1경기에선 대만의 J팀을, 3경기에선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잡았다.
먼저 오늘 2승을 거둔 소감을 묻자 조용인은 “가장 빠르게 예선 경기를 마친 만큼 마음 편하게 남은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박재혁은 “1세트(J팀전) 운영 단계에서 실수가 많아 승리가 늦어진 게 아쉽다”면서 “그렇지만 2세트(EDG전)는 실수가 다소 있었음에도 빠르게 끝내 나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이들은 EDG전을 30분 만에 끝냈다.
박재혁의 말대로 삼성은 J팀전 초반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전의 원인을 물었더니 박재혁은 “바텀은 이기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 잘 모르겠다”며 “경기를 다시 자세히 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삼성 선수들 대부분은 이번 리프트 라이벌스가 지난 2016 롤드컵 이후 2번째 국제 대회 경험이다.
조용인은 “저번 롤드컵을 포함, 해외 팀과 붙어서 져본 기억이 없다”며 “자신감을 가진 채 대만에 올 수 있었고, 현재 부담도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재혁은 “롤드컵 같은 분위기를 오랜 만에 맛봐서 기분이 좋고, 깔끔하게 다음 경기도 이겨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단은 지난 3일 대만 가오슝에 입국했다. 일정이 없었던 지난 4일, 5일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조용인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사실 대회를 앞둔 시기라서 휴식보다는 연습에 몰두했다”며 “아직 놀러 가본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은 경기가 끝났으니 어디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재혁은 이에 대해 “연습에만 몰두한 건 맞지만, 그래도 차려주신 대만 음식도 맛있게 먹었고, 나름 추억이 생긴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회가 열리는 대만 가오슝은 현재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고온다습한 지역이다. 선수들에게 무더위와 관련해 컨디션 관리는 잘 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조용인은 “오히려 연습실이 너무 춥다”며 “겉옷을 안 챙겨온 게 후회된다”고 전했다.
박재혁 또한 “첫 날엔 괜찮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너무 춥다”고 거들었다.
리프트 라이벌스는 라이엇 게임즈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 국제대회다. 대만 가오슝 전람관의 절반을 통째로 사용하는 만큼 그 규모도 거대하고, 하루 6경기가 열리는 만큼 진행 속도도 빠르다. 경기 준비 시간은 5분에 불과하다.
박재혁은 “저번 롤드컵 때도 미리 장비를 제출한 뒤 키보드 패드만 들고 가는 방식으로 플레이 해봤다”면서 “경기 준비는 문제 없다”고 전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오픈 부스를 선호한다”며 충분히 국제 대회에 적응했음을 어필했다.
이에 조용인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거들며 “첫 게임 때는 다소 이질감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하니까 괜찮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 부스가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며 “팬들 열기가 잘 느껴지고, 방음 헤드셋을 끼면 게임에 집중이 잘 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은 오늘 경기를 치른 J팀과 EDG 중 후자가 더 까다로울 것이라 예상했다고 고백했다.
박재혁은 “아무래도 국제대회에 자주 나와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하고, 강팀으로 알려진 EDG가 더 까다롭지 않을까 생각했었다”면서 “오늘 막상 붙어보니 LMS 팀들도 무시할 수준이아니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조용인 역시 “‘EDG와 J팀 중 어디가 더 강한가’를 물으면 대부분이 EDG를 택하지 않겠느냐”며 “EDG가 더 잘할 줄 알았는데 J팀도 굉장히 잘 하더라”라며 대만팀을 높게 평가했다.
이제 이들은 준결승 혹은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다. 대회 룰에 따르면, 각 팀 간의 합의에 따라 새로운 팀과 붙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 바텀 듀오에게 특별히 붙고 싶은 팀이 있는지 물었다.
박재혁은 중국의 팀 월드 엘리트(WE)를 꼽았다. 그는 “WE 바텀 듀오가 굉장히 잘 하기로 유명하다”면서 “꼭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특유의 호전성을 드러냈다.
이어 옆에 있던 조용인이 “(WE 원거리 딜러 ‘미스틱’ 진성준과의) 미모 대결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박재혁은 손사레를 치며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박재혁이 “진성준 선수가 정말 잘생겼다”며 “키도 나랑 비슷하더라”라고 말하자 “키는 비슷하더라”라고 한 마디 거든 조용인은 플래시 울브즈를 꼽았다.
그는 “여기가 플래시 울브즈의 홈 그라운드 아닌가”라며 “적의 홈에서 한 번 이겨보고 싶다”고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조용인이 말했듯, 삼성은 유독 국제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롤드컵에서 미국의 팀 솔로미드(TSM)에 1세트를 내준 것을 빼면 전승을 거두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박재혁은 ‘운영’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롤챔스 팀이 해외 팀보다 운영이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얘기”라며 “초반에 불리하더라도 결국 후반까지 가면 다 이기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용인은 “우리 팀이 상대적으로 약한 팀에게 잘 안지는 스타일”이라면서 “해외 팀 변수를 차단한 게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제 삼성은 8일 혹은 9일에 1경기를 더 치르고, 10일날 귀국한다. 이어 11일과 13일에는 다시 롤챔스 2라운드에 임한다. 빡빡한 스케줄에 대한 불만은 없는지 묻자 바텀 듀오의 상반된 답변이 돌아왔다.
우선 박재혁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만 거둔다면 큰 불만은 없을 것 같다”고 답한 반면, 조용인은 “현재 대회가 7.12 버전으로 진행되는데, 돌아가자마자 다음날 7.13버전으로 경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일정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패치 적응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한국이 맨 먼저 결승전에 진출한다는 가정 하에 어느 지역이 결승에 올라올 것 같은지 질문했다.
박재혁은 오늘 양 국가 팀과 붙어본 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중국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붙어보니 애매하다”며 “그래도 하나 고르라면 대만”이라고 답했다.
조용인은 “대회가 대만에서 열리는 만큼 대만이랑 붙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이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박재혁은 “팬으로부터 받은 배지(Badge)가 있었는데, 전에 잃어버려서 또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 또 잃어버렸다”면서 “그분께 너무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조용인은 “롤챔스 일정이 빡빡하지만, 대만에 있는 동안에는 눈 앞의 대회에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면서 “자랑스럽게 돌아가고 싶다. 많이 응원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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