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이언주 국민의당 수석부대표가 '밥하는 아줌마' 발언에 대해 학교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이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발언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였다. 이 의원은 "'밥하는 아줌마'라고 말한 의미는 '어머니'와 같은 뜻이다. 제 마음과 다르게 표현됐다"고 해명하고 자리를 떴다. 그 자리에서 한 급식 조리사는 "가식적인 사과다" "어떻게 한 여성으로, 엄마로서 이런 식의 막말을 할 수 있냐"고 목소리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이 의원의 노동자, 공무원, 공공부문 종사자, 조리사에 대한 무시, 하대, 막말 관련해 사과와 해명을 바란다"는 글이 등록됐다. 11일 오후 2시 기준 1만7000여명이 서명했다.
글쓴이는 "당 이름을 국민의당이라고 지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하지 않는가. 국회의원이 된 진자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아쉬울 때만 국민한테 찾아와서 표 구걸하고, 받을 거 다 받고 나면 하찮게 보는 게 국회의원이 하는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파업하시는 분들보고 미친놈이라며 욕할 때는 언제고 국회 파업하시던데 모순투성이"라며 "적반하장격인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당에 대한 마음을 접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 의원이 지난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외교부 장관은 남자가 해야 한다"고 말했던 성차별적 발언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이 지난해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민을 '개돼지'로 비하했던 것과 비교되며 여론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오히려 자신의 발언을 알린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이 의원 측은 10일 밤 네이버 블로그 '팩트체크'란을 통해 'SBS 취재파일, 학교급식 파업 비정규직 관련 보도에 대하여'라며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이 의원 측은 "문제의 SBS 취재파일은 몇 주 전 출입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양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하면서 나온 얘기"라며 "정식 인터뷰가 아닌 사적 대화를 여과 없이 당사자 입장은 확인하지도 않고 보도한 SBS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 측은 "어찌 됐건 상처 입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과보다는 해명에 가까운 입장 표명이었다.
여론은 싸늘하다. 네티즌들은 "개돼지 발언도 사적인 자리에서 나왔다"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 탈당해줘서 고맙다" "정치인과 취재기자 사이에 사적 대화가 어딨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기자와 통화를 하던 중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가리켜 "미친놈들"이라고 표현했다. 또 이 의원은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이 되야 하는 거냐"고 폄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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