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인터뷰]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장 “저작권 보호? 사전 예방과 가치 증대 중요”

[쿠키 인터뷰]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장 “저작권 보호? 사전 예방과 가치 증대 중요”

기사승인 2017-07-14 09:34:57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이나 어제 놓친 드라마 다시보기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음원 제공 사이트와 IPTV 등 유통 플랫폼의 변화로 대중문화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손쉬워진 까닭이다. 이제 클릭 한 번이면 타인의 창작물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지만, 여전히 콘텐츠 유료 사용을 유별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콘텐츠 시장에 진정한 변화가 찾아오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대하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9월 출범한 한국저작권보호원은 그릇된 인식으로 침해된 저작권을 보호하는 공공기관이다. 저작권 침해를 예방하는 동시에 저작권 보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보호원은 문체부 산하 저작권보호센터와 한국저작권위원회, 민간 일부에 흩어져 있던 기능을 모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탄생했다. 저작권법에 따라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며 다양한 저작권 침해 사전예방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서울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만난 윤태용 원장은 “단순히 사후 단속 위주의 저작권 보호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사전 예방을 할 수 있는 접근이 중요하고 더 나아가서는 저작권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보호의 개념을 적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한류 콘텐츠 수출에 있어 저작권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취임 후 4개월간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운영한 소감과 성과가 궁금하다.

지난 3월에 취임 후 기본적인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꾸준히 저작권 보호 중요성이 대두됐지만, 아직 시스템이 미비한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 보호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려 합니다. 기존의 저작권 보호가 사후 단속 행위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사전 예방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더 나아가 저작권의 가치를 증대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최근 해외에 기점을 두고 국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단속 범위도 확장됐습니다. 온·오프라인 상 저작권 보호가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서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 저작권 침해대응 종합상황실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온·오프라인에서 장르별로 어떤 침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저작권침해대응종합상황실 개설을 준비 중입니다. 종합적인 상황실이 구축된다면 신고 즉시 상황을 알 수 있고 자동으로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119 종합상황실과 유사한 개념으로 골든타임 안에 신속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다른 기관에는 대부분 종합상황실이 마련돼 있는 만큼 보호원 또한 종합상황실 구축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준비 중입니다. 종합상황실이 개설된다면 일반 민원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고 저작권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재고되리라 생각합니다.

 

▷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저작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한류 열풍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 콘텐츠 저작권 침해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가서 단속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해외에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지에서 불법으로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단속 기술과 인식 변화가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 의식과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한류 콘텐츠가 유행인 나라의 공무원을 한국에 초대하는 합숙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현지와 바로 연결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실무 담당자와 바로 연락이 가능하다면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인식 변화만큼 중요한 것이 실질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전부터 아이캅(ICOP)이라는 저작권 침해 단속 프로그램을 이용 중입니다. 이런 시스템과 기술 능력을 필요한 나라에 전파하는 것도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창작자나 권리자가 직접 느끼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어 보인다.

권리자가 저작권 침해에 관해 신고하면 결과뿐 아니라 처리 과정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측면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더불어 국민에게 저작권 인식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저작권 보호의 토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겠죠. 정품 사용 방법을 편리하게 개선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품 접근을 편리하게 하면서 문화적 측면에서도 정품을 사용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보호원은 ‘저작권 OK' 사업을 진행 중이고, 공공사업 입찰시 정품 사용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 공공기관으로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 보호와 동시에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우선의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미 온라인 불법저작물 재택 모니터링 사업에 사회적 약자 275명을 우선 채용했습니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단속 위주로 활동하는 어르신지킴이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지킴이 등의 제도를 마련해 다양한 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원장으로 취임한 다음날 장애인 모니터링 요원 발대식에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 한 분이 “사회를 위해 공적인 영역에서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보호원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입니다.

 

▷ 향후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어떠한 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가?

우선적으로 보호원이 저작권 보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다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시스템이 충족돼야겠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 콘텐츠는 중요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바탕입니다. 그런 만큼 이 분야의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들어볼 생각입니다. 더불어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출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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