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e스포츠 MD 업체 이니시 양영재 대표 “OGN 1층에 매장 열고파”

[쿠키인터뷰] e스포츠 MD 업체 이니시 양영재 대표 “OGN 1층에 매장 열고파”

기사승인 2017-07-31 13:12:38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OGN e스타디움 1층에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입니다”

양영재 이니시 대표가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최근 새로운 머천다이징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황무지와 같은 국내 e스포츠 업계에 ‘이니시에이팅’을 걸었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청량리역 인근 카페에서 양 대표를 만났다.

▶ 대학원 스터디서 시작한 ‘이니시’ 프로젝트

“처음에는 온종일 스포츠 얘기만 했죠. 나중 가니 얘깃거리가 다 떨어지더라고요. 다른 공통 관심 분야를 찾다 발견한 게 e스포츠였습니다”

양 대표는 대학원생 신분이다. 한양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에 재학 중이다. 이니시도 여기서 탄생했다. 스포츠 마니아 학도들이 삼삼오오 모여 만들었던 스터디가 모태다.

삼성 썬더스, LG 세이커스 등 국내 프로농구단 머천다이징 제조업체 인사이드 스터프 이강문 대표도 함께했다. 스터디를 주도한 것도 이 대표였다.

“이강문 대표와는 대학원 동기 사이입니다. 애초 사업을 목표로 시작한 스터디는 아니었는데, 취지가 잘 맞아떨어져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니시는 양 대표를 포함한 스터디원 3인이 작년 여름부터 야심 차게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 업계에 연줄은커녕 접점도 없었다.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각 프로게임단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연락할 도리가 없어 페이스북 메시지로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죠. 답장조차 받지 못한 게임단도 많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몇 개 게임단에서 큰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양 대표는 ‘인사이드 스터프’의 힘도 컸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기업이니 게임단에서도 알기 어렵잖아요. ‘프로농구단 머천다이징 사업을 진행 중인 인사이드 스터프가 함께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더 믿고 맡겨주신 것 같습니다”

▶ 첫 파트너 삼성 갤럭시… 패키지 상품 조기에 ‘SOLD OUT’

이니시의 첫 사업 파트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게임단 삼성 갤럭시다. 지난 6월 말 패키지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니폼, 텀블러, 에코백까지 총 3가지 상품을 패키지에 포함했다. 시장 조사를 거쳐 50개 한정 판매로 결정했다. 보란 듯 순식간에 ‘완판’했다.

“패키지 상품에 들어갈 후보 제품군은 많았습니다. 주로 여성 팬 니즈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계획했죠. 팬 카페도 자주 둘러보고요. 텀블러, 에코백 외에 더 다양한 상품을 준비 중입니다”

그는 삼성 갤럭시 게임단에 특별히 감사를 전했다.

“삼성 김가을 사무국장님이 머천다이징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셔요. 가령 패키지 상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선수단 사인을 넣기로 했어요. 50개 박스에 선수들이 작은 글씨로 일일이 사인했죠. 국장님께서 흔쾌히 도와주셨어요”

김가을 국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삼성에 몸담아온 e스포츠 업계 대표 ‘원 클럽 우먼’이다. 선수, 감독, 프론트 업무를 모두 수행했다.

“처음 유니폼 홍보 촬영 때도 피팅 모델을 불러야 하나 고민했는데, 국장님께서 ‘크라운’ 이민호 선수에게 모델 요청을 대신 해주셨죠. 개인적으로 많이 감사한 분입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와 오버워치팀 루나틱 하이 관련 상품도 출시를 막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kt 롤스터, 팀 럭셔리 워치도 이니시와 손을 잡았다.

“아프리카 프릭스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저희가 삼성 갤럭시와 협업을 발표한 다음에요. 아프리카답게 e스포츠 및 머천다이징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루나틱 하이는 조금 특별했다. APEX 시즌3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 유니폼과 함께 팬복이 출시됐다. 말 그대로 팬을 위한 옷이다.

“팬들께서 직접 공모전에 참여해 뽑은 디자인이에요. 게임단 측에서도 선수 사인이 포함된 키보드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해줬고요. 기성 디자이너 수준을 웃도는 놀라운 퀄리티 작품이 여러 개 나왔죠”

▶ 프로 리그 중 유일하게 수출되는 게 e스포츠… 해외 시장 전망 긍정적

50개 한정 제작한 삼성 리미티드 에디션이 금세 매진됐다. 유니폼 단품도 금방 ‘재고 없음’ 상태가 됐다. 양 대표는 “사전 시장 조사 결과를 훌쩍 뛰어넘는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힘이 컸다. 이에 힘입어 이들은 다음 달부터 해외 배송을 시작한다.

양 대표는 “유럽, 미국, 뉴질랜드 등 정말 다양한 지역에서 배송 요청을 해주신다”며 해외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해외에서 ‘이니시’ 인지도가 쌓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서양 쪽은 스포츠 머천다이징에 대한 인식이 다르니까요. 평소에도 응원 팀의 유니폼을 입고 다니잖아요?”

양 대표는 “한국 프로 리그 중 유일하게 해외 수출되는 게 e스포츠”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느낌과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OGN 1층에 오프라인 매장 갖는 게 목표… 현장 판매만의 매력 있다

인터뷰 나흘 뒤인 29일, OGN 오버워치 HOT6 APEX 시즌3 결승전 장소 롯데월드 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양 대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니시는 이날 루나틱 하이 오프라인 샵 부스를 맡았다. 팀복과 유니폼 외에도 휴대용 선풍기, 뱃지, 에코백 등이 판매대 위에 올랐다.

부스는 성황을 이뤘다. 루나틱 하이 팬들은 양 대표가 손수 눌러 마킹한 ‘류제홍’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광장을 활보했다. 부산 사직 구장 앞에서 수십 명의 이대호, 강민호를 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다.

이니시가 그린 설계도는 어떤 모습일까. 양 대표에게 물었다.

“요즘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프로 야구는 경기장에서 관련 굿즈를 팔죠. ‘현장이기 때문에’ 구매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e스포츠는 결승전 같은 특별한 시기를 제외하곤 머천다이징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앞으로의 사업 구상을 설명하는 양 대표의 눈이 전에 없이 초롱초롱 빛났다.

“OGN e스타디움 건물 1층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자. 지금으로선 그게 1차 목표입니다”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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