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일주일 득과실②] 2030 무주택자 눈물…청약시장 진입 어렵고 대출 막혀

[8.2대책 일주일 득과실②] 2030 무주택자 눈물…청약시장 진입 어렵고 대출 막혀

미혼·신혼부부, 부양가족 없어 청약 불리·대출강화 시름

기사승인 2017-08-11 05: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참여정부 이후 가장 강력한 규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8·2 부동산 대책이 투기수요 억제만 집중되면서 실수요자에 대한 구제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맞벌이 부부는 청약규제로 분양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고 보유자산은 많지 않지만 소득이 높아 대출이 막히면서 자금 마련도 어려워졌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실수요자를 보호했다고 주장하지만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집중한 탓에 정작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

또 이번 정책은 예고없이 단기간 내에 실시된 만큼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의 실수요자에 대한 사전 안내, 예외조항 등도 부족했다. 투기지역 지정 때 미리 후보지를 공개했던 참여정부, 2주 유예기간이 있었던 6·19 대책과 다르게 이번 대책은 발표 후 투기지역에 바로 다음 날(3일)부터 효력이 발생한 만큼 피해가 더 컸다.

◇서울 입성 막힌 2030세대…청약가점 낮아 당첨 가능성↓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각종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1인가구와 신혼부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책 시행으로 오는 9월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민영주택의 전용 85㎡ 이하 분양 물량도 100% 가점제로 분양된다. 조정대상지역  역시 40%에서 75%로 확대됐다. 결국 서울에서 분양되는 모든 신규 주택이 청약가점제로 배정돼 상대적으로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층의 당첨 확률이 희박해졌다.

또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 수(최고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 등을 더해 가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 우선 선정한다. 하지만 미혼과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에겐 가점제 선정 방식 역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부양가족 수에 따른 청약 가점이 큰데,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2030세대는 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실수요자 우대를 위해 △부부 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면서 △6억원 이하 주택을 사는 △무주택 가구주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LTV·DTI를 10%p 완화해준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6억원을 넘고 서민의 조건을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으로 규정한 것은 최근 맞벌이 가구의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가점이 낮은 젊은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청약 기회가 줄어 들어 내집 마련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됐다"며 "젊은 수요층은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미분양 물량이나 공공임대아파트를 통해 대체 전략을 세우거나 임차 거주 기간을 연장하며 무주택기간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꽉 막힌 부동산대출…사실상 일괄적용해 실수요자 피해

서울서 내집마련 계획을 가진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사실상 일괄적인 대출규제로 내집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이미 부동산계약을 한 실수요자에 대한 구제책이 나왔지만 당장 서울 등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던 실수요자들의 당혹감은 여전히 크다. 금융당국이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고 이에 따른 대출규제 또한 일괄적으로 40%로 낮췄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LTV 70%를 적용하다가 지난 6월 대책때 60%(청약조정대상지역), 8월대책 이후 40%로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6억원 짜리 집을 살 때 기존엔 4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는데, 이후 3억6000만원, 지금은 2억4000만원만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8.2 대책이 부동산 투기수요를 차단해 오히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득이 되는 정책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가 낮아지고 자금 줄도 막히면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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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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