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지상파 진출 ‘김생민의 영수증’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지상파 진출 ‘김생민의 영수증’

팟캐스트 콘텐츠가 지상파에 진출 ‘김생민의 영수증’

기사승인 2017-08-18 11:49:58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지상파 3사 대표 장수 프로그램에 20년째 출연 중인 방송인 김생민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인터넷 팟캐스트를 평정한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지상파에 진출하게 된 것. 오랜 기간 타인을 빛내는 역할을 주로 해왔던 김생민이 주인공의 자리에 올라선 셈이다. 18일 오전 KBS 신관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생민은 “굉장히 떨린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작은 미약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그우먼 송은이와 김숙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의 한 코너로 시작됐다. 의뢰인의 영수증을 날카롭게 분석해 재무설계를 돕는 내용이 인기를 얻어 단독 팟캐스트 프로그램으로 발전했고 더 나아가 지상파에 진출하게 됐다. 팟캐스트 콘텐츠가 지상파에 그대로 나온 국내 첫 사례다.

이에 관해 연출을 맡은 안상은 PD는 “팟캐스트를 지상파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최초의 시도인 만큼 고민할 것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브랜드 노출 등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팟캐스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오기는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런 가운데 제작진이 주목한 것은 공감 형성이다. 안 PD는 “‘김생민의 영수증’의 여러 재미 포인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돈을 쓰고 후회한다는 공감 포인트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시각적 자료나 표 등을 사용해 짧은 시간 내에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인기에 힘입어 지상파에 진출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방송은 한 회 15분 분량으로 총 6회 임시 편성됐다. KBS 측은 시청자의 반응을 살핀 후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60분 편성을 받을 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상은 PD는 “KBS에서 아직 저희를 15분만큼만 믿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사실 15분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임시 편성 기간 내에 가능성을 보이고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 절약 노하우가 집결된 김생민을 위한 김생민에 의한 김생민의 프로그램이다. 이날 김생민은 20년 전 KBS 본관 내 은행에서 처음으로 통장을 개설한 순간을 떠올리며 돈에 관한 남다른 철학을 전했다. 김생민은 “돈을 모으는 것과 행복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얼마를 벌건 개인이 가진 고민과 고통의 무게는 같다. 고민의 종류가 달라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뿐”이라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한다면 해법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기획하고 함께 출연하는 송은이는 “돈을 버는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한다. 고민에서 멈출 것이냐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만들 것이냐가 우리 프로그램의 중요한 공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생민은 오랜 기간 한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비결로 ‘희생’을 꼽았다. 그는 “팀이 잘 되기 전까지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 20년을 할 수 있던 비결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이지만 김생민이 안 보여도 좋다. 아이가 7살인데 17살이 될 때까지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너무 떨린다’는 것이 가장 정직한 소감이다.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인지, 송은이와 김숙이 많이 웃어줘서 여기까지 온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청률 공약도 김생민답다. 김생민은 “시청률 3%를 넘기면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치킨 3마리를 사기로 했다”며 “집에서 직접 요리해 대접하겠다”고 ‘김생민의 영수증’ 진행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팟캐스트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송은이와 김숙은 “김생민이 잘 돼서 정말 기쁘다. 욕심이 있다면 김생민이 은행 광고를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20년 지기 김생민을 응원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오는 19일 오후 10시45분 첫 방송된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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