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사장실 책장 한 구석에 꽂아 놓는 상상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책입니다. 일단 책을 펼쳐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제목을 갖고 있거든요. 제목을 보고 놀란 분홍색 표지 속 남자의 모습과 “우리 사장님이 읽어야 하지만 절대 사지 않을 책”이란 문구가 유머러스하게 배치돼 제목의 충격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일본 화장품 기업 랭크업의 이와사키 유미코 대표입니다. 야근이 필수인 회사에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던 그녀는 ‘야근 없는 회사’를 모토로 서른일곱 살에 랭크업을 창업했다고 해요. 그 후 그녀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랭크업이 ‘10년 연속 매출 성장’과 ‘구글 다음으로 일하기 좋은 회사(2013년 서베이 조사)’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얻게 된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과감한 제목을 내세울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자신이 이뤄낸 성과에 대한 자랑이나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표의 시선 대신 근무하는 직원들의 입장과 속마음에 집중한 점이 인상적이에요. 마지막에 여성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루며 탄탄한 구성을 완성시켰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잠시 달콤한 꿈을 꾸게 해주겠지만, 책을 덮는 순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현실에 우울해지는 건 각오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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