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폭발 사고 사망 노동자들, 진짜 소속은?

STX조선 폭발 사고 사망 노동자들, 진짜 소속은?

근로계약은 2차 하청업체와 체결…작업지시 누가 했는지 관건

기사승인 2017-08-22 16:07:14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지난 20일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 조선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숨진 노동자 4명의 실제 소속이 어디인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애초 이들은 1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알려졌으나 근로계약은 2차 하청업체와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누가 이들에게 작업지시를 내렸는지 파악하는 게 소속을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를 다단계 하청구조의 위험의 외주화가 초래한 참사로 규정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22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체 조사한 사고 경위 등과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 조사 결과 이번 사고로 숨진 4명은 1차 하청업체가 아닌 2차 하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청업체인 STX조선해양과 계약을 체결한 1차 하청업체가 2차 하청업체에 재하청을 준 것이다.

지난 3월 설립된 경남 고성군에 주소지를 둔 2차 하청업체는 1차 하청업체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원청업체와 계약한 1차 하청업체가 이번 공정을 2차 하청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2차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에게 1차 하청업체 작업자가 작업지시를 내렸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창원지청 관계자는 사고로 숨진 4명에게 실제 누가 작업지시를 내렸는지 조사하고 있다만약 1차 하청업체에서 이들에게 작업지시를 내렸다면 불법의 소지도 있을 뿐더러 근로계약을 2차 하청업체와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1차 업체 소속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사망한 노동자들은 물량팀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하나의 작업이 끝나면 다른 작업장으로 옮겨 다니는 이 같은 물량팀은 조선업계에서는 3차나 4차 하청업체까지 내려온다면서 현재는 이들이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나타나 있지만 추가 조사에 따라 그 이상의 다단계 하청구조가 드러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소속이 어디인지에 따라 사고 발생 후 업체에게 묻는 책임의 범위와 비용의 문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또 이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서 서명 필적과 원청업체 안전교육 서명 필적이 달라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조는 1차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에 재하도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명을 위조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 유발 위험작업에 대해 도급 금지법을 만들어 하청업체에 대한 위험 전가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원청업체인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저희는 1차 협력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1차 업체가 2차 업체와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용노동부와 해경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는 해경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STX조선해양 3개 부서와 1차 하청업체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 2차 하청업체는 빠졌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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