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연이은 MBC 내부 폭로… ‘배신 남매’의 탄생

[친절한 쿡기자] 연이은 MBC 내부 폭로… ‘배신 남매’의 탄생

연이은 MBC 내부 폭로… ‘배신 남매’의 탄생

기사승인 2017-08-23 13:35:09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MBC의 내부 사정이 하나 둘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측의 불합리한 결정과 행동에 참고 참았던PD, 아나운서들이 그동안의 일들을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죠. 지난 22일에는 신동호, 배현진 등 폭로에 거론된 MBC 아나운서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고 관련 기사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젠 MBC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국민들도 점점 알게되는 분위기입니다.

제작 거부에 동참한 MBC 아나운서들은 22일 오전 서울 성암로 MBC 사옥 인근에서 방송 및 업무 거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동진, 김범도, 손정은, 허일후 등 MBC 아나운서 27인이 참석해 그동안 그들이 겪은 업무 관련 부당 사례를 폭로했습니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개인 영달을 위해 동료를 팔아치운 신동호 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파업 당시 경영진이 아나운서협회가 발행하는 아나운서 저널에 최승호 해직 PD·박원순 서울시장·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등의 인터뷰가 실린 것에 불쾌한 입장을 전했고, 이후 주조실 MD로 부당 전보를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이들의 인터뷰에는 어떤 정치적 내용도 실리지 않았다”며 “회사가 인사 기준은 그 사람의 능력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주조실 MD냐. 김범도 아나운서가 가장 잘하는 게 스케이트장 관리냐”라고 지적했죠.

신동호, 배현진 아나운서가 '배신남매'라 불린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지난 3일 송일준 MBC PD 협회장은 자신의 SNS에 “쫓겨난 MBC 아나운서들은 신동호·배현진 아나운서를 '배신남매'라고 부른다”며 “MBC 경영진의 푸시와 신동호(현 아나운서 국장)의 완장질로 쫓겨난 MBC 아나운서들의 수난사와 비통한 심정을 다룬 기사에 네티즌들이 반응하고 있다. 부역체제의 '공주' 배현진 아나운서도 조명 받고 있다”고 비꼬았습니다.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 왔는지 그 실체를 다룬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한 최승호 감독도 폭로에 동참했습니다. 최 감독은 22일 자신의 SNS에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만행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며 “신동진 아나운서를 주조정실로 보내는 부당전보를 한 뒤 이유를 묻자 ‘우리는 그런 것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던 신동호”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제작진의 출연제의가 와도 간부들이 잘라버려서 출연이 무산된 경우를 50번까지 세고 그만뒀다는 허일후 아나운서”라며 “MBC 경영진이 '손정은이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라디오 뉴스도 못하게 했다는 손정은 아나운서의 이야기. 막상 손 아나는 그와 마주친 적도 없다”고 몇몇 아나운서들이 그동안 MBC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공개했죠.

신동호, 배현진 아나운서에 대한 이채훈 해직 PD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PD는 자신의 SNS에 “2012년 파업 때 신동호는 ‘생방송 아침이 좋다’ MC, 난 책임 PD였다”며 “김재철의 패악질을 보다 못해 ’동호야, 함께 내려가자(파업에 동참하자)‘고 했는데, 신동호는 그냥 픽 웃더라”라는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파업에 참여한 기자, PD들이 징계를 받고 쫓겨 갈 때 신동호가 아나운서 국장이 되길래 그제야 속마음을 알았다. 내가 멍청했던 것”이라고 덧붙였죠. 또 배현진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신입연수 때 데리고 다닌 적 있는데 지적 호기심이 없는 애라서 어찌 이런 애를 뽑았을까 의아했다. 그저 동물적인 욕망 밖에 없는 애였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거부에서 시작된 MBC 사태는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입니다. MBC 노조 투표 결과에 따라 다음달 4일 총파업이 시작될지 모릅니다. KBS 기자들도 고대영 KBS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장겸 MBC 사장은 23일 오전 “언론노조 MBC본부가 억지스러운 주장과 의혹을 앞세워 전면 파업을 하겠다고 한다”며 “본 적도 없는 문건으로 교묘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로 연결해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 이런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나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2012년에 이어 또 한 번 시작된 이들의 갈등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와 폭로를 이끌어낼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중요한 건 시청자가, 국민이 그들의 다툼을 지켜보고 있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누가 들어도 괴상하고 비합리적인 일들이 MBC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면 그 책임은 누구의 몫이 될까요. 이들의 폭로를 들은 김장겸 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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