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턱시도 등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특별한 날 한 번씩 입는 옷들이다. 입으면 아름답고 멋있지만 한 번밖에 안입다보니 불편하기 그지없다. 반면 청바지, 티셔츠 등은 일상 생활에서 입는다. 웨딩드레스나 턱시도에 비해 멋은 떨어지지만 편안하기 그지없다.
차 또한 그렇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멋있지만 높은 가격에 기름값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 랭글러 또한 오프로드에서는 멋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타기에는 크고 넓어 다소 불편하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는 SUV이지만 격한 오프로드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안성맞춤인 차였다. 시승은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영종도까지 약 70㎞를 왕복하는 구간에서 진행했다.
겉모습은 기존에 출시됐던 QM6 디젤 모델과 다르지 않다. ‘힘있고 역동적이며 강인한’ SUV다운 스타일링 코드가 조화를 이뤘으며 첫 인상부터 SM6에서 이어지는 르노삼성만의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내부도 기존 디젤 모델과 별 차이 없다. 넓었으며 S-Link가 적용됐다.
시동을 걸자 차이점이 느껴졌다. 바로 조용하다는 점이다. 디젤 엔진도 조용했지만 그것보다 더욱 정숙했다. 그렇다고 힘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2.0ℓ 자연흡기 GDI 가솔린 엔진에 일본 자트코(JATCO)사의 최신 무단변속기(CVT)와 조화를 이루며 최고 출력 144마력, 최대 토크 20.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중에도 너무나 조용했다. 터널을 지나가며 일부러 창문을 열었다. 풍절음, 바깥 소음으로 인해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창문을 닫자 편안한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QM6 GDe를 선보이면서 가솔린 엔진 자체의 특징인 저소음에 만족하지 않고, 동급 최상의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 트림에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앞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차체 곳곳에 다양한 흡‧차음재를 추가로 보강했다.
이와 함께 안전성도 강화됐다.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돼 있는 운전자 피로도 경보 시스템(UTA)을 비롯해 시동을 끈 후 운전자가 차량에서 약 2m 가량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오토클로징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시스템,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 첨단 사양들이 적용돼 있다. 실제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자 진동소리가 들려 바로 원위치 할 수 있었다.
연비 또한 강점이었다.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1.7km였지만 이날 시승 결과 리터 당 13.3km를 기록했다. 거의 경쟁 디젤 SUV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QM6 GDe 모델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SE 트림 2480만원 ▲LE 트림 2640만원 ▲RE 트림 2850만원으로 같은 사양의 디젤 모델과 비교해 290만원 낮은 가격에 책정됐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