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반인륜적 범죄와 우리의 교육

[교육칼럼] 반인륜적 범죄와 우리의 교육

기사승인 2017-10-06 12:07:30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충동조절 장애는 뇌의 전두엽(이마엽) 부위의 기능장애가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보고되고 있다. 전두엽은 동기부여를 통해 주의집중을 하고,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하게 하며, 종합적인 사고기능과 인간성, 도덕성 등 인간만이 가진 최고의 뇌 기능을 수행하는 뇌이다.

또 감정과 본능의 뇌를 제어 및 조절해 반사적이고 원초적인 감정과 충동, 폭력을 억제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 전두엽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발달이 잘 안 되면 살인, 폭력, 성폭력, 성욕과다와 같은 충동조절·주의집중 장애, 잘못된 윤리의식, 도덕적 타락, 인간성 부족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아기에 전두엽을 다치거나 뇌수술 등으로 전두엽이 손상되었을 때는 사춘기 이후 싸움질, 도둑질, 무책임한 성행위를 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으며, 어린 시절 전두엽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비정상적 판단력과 폭력의 배경이 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사이코패스 연구전문가이자 ‘괴물의 심연(Psychopath Inside)’의 저자인 미국의 제임스 팰런 교수는 자신의 뇌 PET 스캔사진(양전자방출단층사진)을 분석하다가 공감과 윤리,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자신의 전두엽 부위의 활성이 사이코패스의 뇌처럼 떨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크게 놀랐다. 사랑하는 세 아이와 아내를 둔 자신이 지금까지 폭력을 휘두르거나 위험한 범죄를 저지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조상 중 살인자가 여러 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 성공한 학자이며 폭력 전과도 없는 자상한 가장이 어떻게 사이코패스 일 수 있을까? 사려 깊은 아버지와 통찰력 있는 어머니가 어린 시절부터 아들에게 행동과 정서 등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알아보고 사랑으로 가득 찬 양육과 교육으로 아들을 잘 이끌어 주었기 때문에 반사회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어날 때 받은 유전적 소인은 올바른 양육과 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다. 폭력과 충동적 경향을 가진 사람들을 어린 시기에 확인하고 그들이 아동학대와 같은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고 좋은 양육과 교육을 해주는 것이 각종 폭력을 예방하는 첫 걸음인 셈이다.

교육은 뇌가 100% 담당한다. 따라서 교육은 뇌 발달을 극대화시키는 뇌기반교육(Brain Based Education)이 이뤄져야 한다. 뇌가 아직 성숙하지도 않았는데 남보다 무조건 빨리, 많이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강제적으로 선행교육, 양적교육에 매달리면 귀중한 아이의 뇌가 망가진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뇌는 부위별로 발달하는 시기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일생 가운데 3세에서 6세 사이에 전두엽이, 초등시기에 측두엽(언어의 뇌), 두정엽(과학의 뇌)이 가장 빠르게 발달을 시작하는 만큼 유아기에는 암기식 영어, 수학교육보다 전두엽을 더욱 발달시키는 다양한 창의교육과 인성교육을, 초등시기에는 영어와 국어교육, 수학과 과학교육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유아기에 인간성교육과 감정충동조절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그 이후에 인성교육이 시작되면 올바른 인간성과 도덕성이 행동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즉 인성교육, 감정조절교육은 뇌에 수많은 정보가 물밀 듯이 밀려오기 전 순수한 유아기에 반드시 시작되어야 하며 초중고 및 대학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좋은 인간성을 발현시킬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세 살 무렵 긍정적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옛 격언이 뇌과학적으로도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서유헌 원장 약력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한국 뇌과학 올림피아드 위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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