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화 됐지만 올해 안에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덩치 큰 대우건설을 인수 할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실패시 분할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10여 곳의 기업이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보다 해외 기업의 관심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에서는 부영그룹 등 5~6곳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얼마나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자금력이 풍부한 국내 굴지 기업들 사이에서도 2조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대우건설 인수를 단행할 곳을 찾기 힘들 것이란 평이 많다. 시장에서는 대우건설 인수에 총 3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 전량이다. 주식은 총 2억 1093만 1209주로 12일 주가(7130원) 기준 1조 5039억 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등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투입했던 가격이 약 3조 2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보면 반토막난 수준이지만 현 가격에서 매각해도 상당히 큰 규모다.
더구나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 부문에 사업이 치중돼 있어 해외 업체들이 봤을 때 매력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내년 주택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상황에서 포화시장에 접어든 건설사를 매각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은 업계에서도 최대 관심 중에 하나"라며 "하지만 구조조정을 전혀 하지 않아 지금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이라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한번에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매각 실패시 지분 분할 매각 등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총 50.75% 지분 중 경영권 지분(33.34%)을 먼저 매각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또 33.34% 지분 전량을 한 번에 매각하지 않고 일부 지분만 먼저 파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11월 13일까지 사모펀드 KD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50.75%)에 대한 예비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