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진 기자의 톡톡 부동산] 식을 줄 모르는 서울 청약시장 '열기'…대책 나와도 완판

[이연진 기자의 톡톡 부동산] 식을 줄 모르는 서울 청약시장 '열기'…대책 나와도 완판

기사승인 2017-10-18 05:00:00

 

김민희 아나운서 > 다양한 부동산 정보가 함께 하는 시간이죠.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톡톡 부동산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연진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이연진 기자 > 정부의 초강력 대책인 8.2대책이 발표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까 엇갈린 전망이 많았는데요. 이런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서울은 분양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강남에서는 청약 광풍이 불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정부의 강력한 규제도 분양시장으로 가는 수요자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오늘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부동산 이상 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8.2대책을 내놨지만, 서울의 경우, 강남과 강북 모두 수요자들은 규제와 상관없이 청약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끊이지 않는 청약 열풍 이유를 살펴봅니다. 이연진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에는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가 좀 당황해하고, 주춤하긴 했었죠?
 
이연진 기자 > 네. 특히 재건축 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 주공 1단지에선 8.2 대책 발표 후 약 일주일 만에 급매물이 30건 넘게 나왔었고요. 호가가 1억 원 이상 떨어졌어도 사겠다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반포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2억에서 3억 원씩 떨어진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정부의 8·2 대책 발표 후 바로 집값은 떨어졌지만, 아파트 청약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거죠?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문을 여는 견본주택마다 예비 청약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요. 청약조건 강화 전에 청약 추첨제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가 몰리는가 하면, 인기 지역에서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까지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상황.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일단 서울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꽤 높게 나왔다고요?

이연진 기자 > 네. 지난 8월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7.7대 1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월별 평균 청약 경쟁률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8.2 대책 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한 마포구 공덕동의 S단지는 전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됐고요. 195가구 모집에 6739명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평균 34.6대 1에 달했습니다. 같은 날 동작구 사당동의 한 아파트도 평균 4.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초강력 대책은 아랑곳하지 않고 청약 시장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데요. 마포와 동작도 그렇지만, 강남 역시 만만치 않아요. 강남은 특히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분위기가 꽤 시끌벅적했잖아요.

이연진 기자 > 네. 강남에서는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올해 최고 경쟁률을 갈아 치웠습니다. 지난 9월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신반포의 한 단지는 최고 510대 1, 평균 16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일반 분양 98가구 모집에 무려 1만 6472명이 청약을 신청했습니다.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최고 경쟁률인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 신반포의 아파트가 일명 로또 아파트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그 아파트가 당첨되면 로또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뭔가요?

이연진 기자 >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을 조건으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해, 3.3㎡당 평균 분양가를 4250만원으로 맞췄고요. 결국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400만원에서 500만 원 가량 낮게 책정되면서, 청약에 당첨만 되면 2억 원에서 3억 원을 번다는 인식이 수요자들을 끌어모은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일단 당첨만 되면 분양권 전매로 프리미엄을 많이 받을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린 거군요. 그럼 강남의 다른 단지들 상황은 어떤가요? 비슷한가요?

이연진 기자 > 네. 비슷합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아파트도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요.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주택형은 전용 59㎡로, 23가구 모집에 5381명이 몰려 23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강남은 집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당첨이 되어도 계약금 마련조차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과연 그 물량들이 다 실수요자들에게 갔을까요?

이연진 기자 > 8·2대책 이후 강남권에서 분양된 단지들의 특별공급은 전 주택형이 100% 마감됐는데요. 이 특별 공급은 집 없는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자 등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해 일부 물량을 분양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분양을 받으려면 6억 원에서 7억 원의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는데, 그건 무주택 자산가이거나 금수저가 아니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부모로부터 증여나 상속을 받은 현금 부자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대거 특별 공급을 신청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강남권은 분양가가 워낙 비싸니까요. 강남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청약하는 사람을 모두 투기를 노린 수요자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실수요자라고 보기 힘든 것도 현실 같아요.

이연진 기자 > 네. 실수요자가 없다고도 볼 수 없지만,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규제를 감안하고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완전히 없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서울 지역은 아무리 규제를 해도, 청약 불패 지역으로 인증되고 있는데요. 사라지지 않는 투기세력도 있지만, 거기에는 공급 부족에 대한 인식 역시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여전히 주택 공급이 적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특히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등을 통해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을 규제하면, 서울에서는 주택 공급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죠. 서울은 집을 지을 새 땅이 없어, 사실상 재개발과 재건축이 유일한 신규 주택 공급처인데요. 분양가 상한제로 등으로 인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 다시 사업이 멈춰 설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뜩이나 서울은 새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신규 공급이 끊겨버리면, 몇 년 뒤 다시 집값이 급등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바로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인데요. 이연진 기자, 수요자들이 정부 대책에 개의치 않고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려는 심리가 작용한 걸까요?

이연진 기자 > 네.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려는 실수요가 대거 몰린 것도 맞습니다. 정부가 8·2 대책을 통해 청약가점제 확대 시행 등을 예고하자, 그 전에 실수요 등이 적극 청약에 나섰다는 것이죠. 청약가점제가 확대 시행되면, 가점이 낮아도 당첨될 수 있었던 25%의 기회가 사라지고, 무주택 기간 등이 짧으면 당첨 확률이 확 떨어지게 됩니다. 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2년이 안되면, 아예 1순위 청약 기회를 얻지 못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 결국, 유주택자나 새 아파트, 좀 더 넓은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청약 기회가 되었던 거죠?

이연진 기자 > 그렇죠. 그래서 강화한 청약 요건이 적용되기 전에 그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시장에 나오게 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새로운 청약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면, 청약 열기도 식을 수밖에 없겠어요.

이연진 기자 > 네. 당장 청약 1순위 요건을 갖춘 사람이 확 줄어들게 되니까요.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1순위로 청약하려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2년 이상 돼야 하는데요. 지금은 수도권은 1년, 지방은 6개월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얻지만, 가입기간 1년을 갓 넘긴 예비 청약자도 1년을 더 기다려야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 아파트에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청약조정대상지역의 1순위 대상은 주민등록등본상의 세대원 기준으로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세대주만 가능하며, 5년 이내에 다른 주택에 당첨된 사실이 없어야 가능하게 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또 거기에 청약가점제가 강화되면, 다주택자는 사실상 당첨 기회가 사라지게 되는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보유기간 등의 합산 점수가 높은 청약자에게 우선으로 일반 물량을 배정하는 제도인데요. 청약가점제 물량은 85㎡ 이하 중소형의 경우, 현행 40%에서 청약조정대상지역은 75%, 투기과열지구는 100%로 확대됩니다. 또 85㎡ 초과 중대형에도 각각 30%, 50%가 적용되고요. 그동안 중대형은 일부 공공택지를 제외하고 100% 추첨제 방식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다주택자 등도 청약에 나설 수 있었지만, 상황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8.2대책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우려가 많았지만, 서울 지역은 청약 불패라는 점이 더 확실하게 증명 됐는데요. 이제 새로운 청약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서울 지역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지 못하면, 뜨거운 청약 열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서울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서, 우리가 서울만 고집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톡톡 부동산. 여기서 마칩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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