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에선 구명조끼가 생명지킴이

[기고] 바다에선 구명조끼가 생명지킴이

기사승인 2017-10-19 17:51:32

바다는 스스로 지켜야할 것을 지켰을때만 곁을 내어준다. 바다가 생명인 사람들에게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일어나는 해양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보면 우리 스스로도 잊고 사는 듯 하다.

지난 10.3. 15:40경 제주시 조천읍에서 모터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남아(4세)가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났다. 이날 해상기상은 먼바다 풍랑주의보 발효, 무등록, 무보험 모터보트에 운전자의 음주운전과 더불어 운전자포함 5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해양사고의 기본적인 안전불감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인재라 하겠다.

대부분의 선박에는 구명조끼를 갖추고는 있지만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와 긴급상황 발생시에 구명조끼가 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해상에서 각종 사고발생시 해양경찰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실종·사망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구명조끼만 입었더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했을 것이라는게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는 해양경찰관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해양사고 구조자의 구명조끼 착용률이 레저활동 80%, 일반선박 40% 그리고 가장 취약한 어선의 경우에도 20%는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사고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2시간 이내 생존율이 85%인데 비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사망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구명조끼 착용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어선의 경우 조업중 갑자기 바다에 빠지면 수영 가능여부를 벗어나 입고있던 작업용 우의와 장화를 신은 상태에서는 물속에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 사고를 당하기 쉬운 상황이 된다. 하지만 구명조끼를 입으면 작업하기 둔하고 덥기 때문에 자꾸 벗게되니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벼운 소재의 구명조끼가 개발되서 저렴하게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구명조끼를 갖추고는 있지만 일반어선들은 활용가치가 별로 없는 구명장구 일부만 있고 구명조끼를 갖추지 않은 어선도 있는 실정이다. 낚시배들은 구명조끼를 갖추지만 고기를 잡는 어선은 구명조끼 없고 선원들 중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상당수 많이 있기 때문에 톤수 상관없이 바다로 나가는 모든 어선에 대해서도 구명조끼를 의무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이 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구명조끼는 언제 착용해야 할까? 어선은 물론 화물선 등 모든 선박의 갑판상에서 작업할 때 착용해야 한다. 바다위에 돌발 상황으로 인해 언제 해상으로 추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갯바위, 방파제 낚시할 때 여름철 해수욕장 물놀이시, 수상레저활동시, 갯벌에서 조개채취할 때 그 밖에 바다에서의 모든 활동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갯벌에서의 구명조끼가 왜 필요하냐고 묻는이가 있다면 갯벌도 물이 들어오는 바다이기에 물이 찰 때 방향을 잃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제주에서의 사고에서도 구명조끼만이라도 착용했다면 귀한 우리의 꿈나무를 잃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육상에서의 자동차 안전띠 착용 의무화 이후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현저히 줄어든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선박에서도 구명조끼가 생명조끼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겠다.

글=전북 부안해양경찰서 서월석 경비구조과 과장
이경민 기자
jbeye@kukinews.com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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