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지역의 모 고등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욕설과 폭언에 이어 성희롱을 당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학생의 대자보가 나붙어 교육 당국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27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양산의 한 고교에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대자보가 내걸렸다.
“저는 평범한 학생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대자보에는 “선생님이라는 이름의 명분을 이용해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하시는 걸 많이 봐왔고, 들어왔으며, 또 직접 겪어왔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또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치마로 복도를 닦아봐라, 과제 제출일자를 어겨 죄송하다 말하러 갔을 때는 신발로 뺨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등, 대가리를 깨버리겠다”면서 “병신X, 심지어는 속옷 끈을 손가락으로 건드리시는 행동들, 과연 저희가 성희롱과 모욕적인 언행들을 견뎌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요”라고 반문했다.
대자보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며 끝을 맺었다.
대자보가 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 등 교육 당국은 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여러 명의 교사에게서 다수 학생들이 성희롱적인 발언과 인권침해를 당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교육 당국은 이날 경찰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고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피해 학생도 복수에, 가해 교사도 복수로 확인됐다”며 “대자보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 만큼 경찰에 신고하는 등 후속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산=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