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중순 아프간 정부는 새로운 민병대 창설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름하여 아프간 영토군(ATA), ‘대 IS 작전’용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대 알 카에다, 대 탈레반, 대 IS 등 ‘적’들의 이름은 다양해지고 민병대는 계속 늘고 있다.
사실상 부족 지대 주민들을 무장시켜 ‘적’들과 대치시키는 민병대안은 주로 미군이 제안하고 활용해왔다. 그 사이 대 탈레반 민병대 전술은 IS라는 괴물을 ‘초대’하는 현상마저 빚고 말았다. 최근 아프간 북부 조우짠(Jawzjan)지방은 최근 탈레반과 IS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전쟁의 늪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아프간은 미국의 최장기 전쟁터다. 16년 전 대패한 탈레반은 10년 전 기자가 발 딛었을 당시 무섭게 부상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아프간 전체 디스트릭트(district)의 43%가 탈레반 통치 혹은 영향력 하에 놓여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촬영을 금지하던 그들이 이젠 밤낮 가리지 않고 텔레그램 채널로 영상과 사진을 담은 전선 소식을 띄우고 있다.
“알 에마라 뉴스(탈레반 뉴스 에이전시, 필자 주)에 따르면, (미국) 침략자들의 공습을 지원받는 아프간 군, 아프간 지역경찰, 아르바키들(부족 민병대)이 무자히딘 포지션을 공격했다. 침략자들은 무자히딘(탈레반)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고 심각한 중부상자이 속출되자 다 도망갔다.” (10월 31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지방, 탈레반 텔레그램 채널 중에서)
◇ 연재를 마치며
공존의 위기에 직면한 세계 곳곳의 뉴스가 분초 단위로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증오 스피치와 현장의 학살이 ‘공존’하는 미얀마의 로힝야 인종학살은 가히 최악입니다. 그 ‘로힝야 인종학살’을 포함하여 빠른 뉴스보다는 과정과 이면을 좀 더 조명코자 했던 건 시간의 길이와 주제의 깊이가 담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진실에 대한 갈망은 국내뉴스 국제뉴스 무게감이 다를 수 없습니다. 세계시민이라면 누구나 ‘진실’로 연대할 수 있고 그게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아프간 포토뉴스를 마지막으로 <공존의 위기, 분쟁의 미래> 연재를 마칩니다. 지난 3개월간 연재 공간을 활수하게 내준 쿠키뉴스, 그리고 독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태국 방콕=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lee@penseur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