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후 우리나라 관측 사상 역대 2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포항지역은 대학교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주택가 담장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 지진의 여파로 경남 전역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 발생 직후 소방당국에는 지진 여부를 묻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아직 접수된 것이 없지만 수능을 하루 앞둔 터라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여진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도내 104개교가 학생들을 조기 귀가토록 했다.
수험생을 둔 50대 학부모 김모(51)씨는 “내일이 수능인데 강진이 발생해 걱정이다. 여진도 계속 발생해 학생들이 시험을 제대로 칠 수 있을지 불안해 죽겠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이모(19‧여)양은 “수능 당일에는 무엇보다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데, 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 밤잠을 설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교육청은 예정대로 수능 시험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진 대처 가이드라인을 도내 101개 수능 시험장 학교에 안내하며 만전을 기하도록 주문했다.
교육부와 기상청에 제공하는 지진 정보는 ‘가-나-다’ 3단계로 나뉘는데, 진동이 경미한 ‘가’ 단계는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진행한다.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나’ 단계는 일단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밑으로 대피한 뒤 경과를 지켜본 후 시험 재개를 원칙으로 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아래에 대피했다가 교실 밖(운동장 등)으로 대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다’ 단계 상황이더라도 학교 시설 피해가 경미하고 수험생들이 안정적이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험을 속개한다.
도교육청 김선규 중등교육과장은 “대학수능시험은 예정대로 진행하며, 이후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시나리오와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의 시행 지침에 따를 것”이라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평소 같이 차분하게 시험에 응시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