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차 소형‧준중형에서 소형 SUV로 이동

첫 차 소형‧준중형에서 소형 SUV로 이동

기사승인 2017-11-25 05:00:00

소형준중형차들이 설 자리가 없어져간다. 2030의 엔트리카(첫 차)와 중장년층의 세컨드카로 호황을 누리던 과거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이 자리를 소형 SUV들이 차지하고 있다.  

관려업계에 따르면 1980~90년대 국내에서 소형차는 50~70%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2%에 불과하다.

소형차는 주차 편리, 연비, 세금 할인의 장점도 있지만 경차가 누리는 것보다 취등록세 감면, 주유비 지원, 저렴한 자동차세 등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인기가 떨어졌다.

실제 소형차로 분류되는 현대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올해 누적 판매량이 각각 5832, 2028대로 전년 대비 53%, 51%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심지어 프라이드는 지난 9, 10월 판매량이 0대다.

자동차업계는 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인 업셀링전략을 소형차에 적용했다.

준중형차 가격대와 비슷해져 엑센트, 프라이드 모델을 기준으로 1200만원에서 2000만원대에 판매됐다. 더불어 정부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별소비세를 인하하고 있지만 혜택의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원래 구입하려던 차종보다 더 상위급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내년 소형차 시장의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경차와 준중형 1위 차량들은 4만~5만대를 판매하는데 반해 소형차 1위인 액센트는 5000대도 안 되는 판매량이다. 2위인 프라이드도 신형 출시를 위해 판매를 중단한 상태고 3위인 쉐보레 아베오는 단종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준중형차도 사면초가인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9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아반떼와 K3, 크루즈, SM3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준중형차 판매량은 97591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2% 줄어든 수치다. 차 가격을 내려 다운셀링을 하고 있지만 아반떼만 지난 9월까지 63640대를 판매해 선전하고 크루즈는 776대 증가해 8390, K313852대 감소한 23002대를 팔았다.

이런 틈을 비집고 소형 SUV들이 몰려왔다. 경차를 풀옵션으로 구매하면 소형 SUV의 최하위 트림과 비슷한 가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소형SUV에 큰 매력을 느꼈다. 모닝 프레스티지는 1265만원에 풀옵션을 선택하면 16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소형 SUV 판매량 1위인 티볼리(1651만원)40만원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통계자료 수치를 보면 이를 방증한다. 2010년 이후 국내시장에서 SUV 판매량이 243506대에서 2014337754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형 SUV22004대에서 32932대가 판매됐다. 국산차 세단과 SUV판매량을 비교해보면 2010년 세단은 77%, SUV23%를 차지했는데 2015년 기준 각각 60%, 40%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곳도 꾸준히 소형 SUV라인업을 갖췄다. 2015년부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티볼리는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 42383대를 기록했다. 국내 SUV 시장 점유율의 54%를 차지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코나와 스토닉을 내놓으면 올해 누적 판매량이 각각 16580, 5855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렉스는 지난해 대비 53.1% 증가한 13600대가 판매됐고, 르노삼성의 QM3(9919)도 경쟁구도에 뛰어들었다.

이와 함께 수입 소형 SUV 경쟁도 치열하다. 지프 레니게이드의 지난 10월까지 올해 누적판매량은 1693, 미니 컨트리맨은(1470), 푸조 2008(1085), 닛산 쥬크(556) 혼다 HR-V(133)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형 SUV 판매량이 높은 이유는 소형차 선택지는 많지 않은데다 준중형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배기량과 차량 가격으로 정해지는 세금을 감안해도 소형차의 체감 장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소형SUV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가격, 연비, 디자인 모두를 경제적이고 합리적으로 따지는 소비자들이고 소형 SUV도 정통성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소형 SUV시장 확장은 변하지 않은 준중형차 때문이라며 “1600~2 300만원대에 판매되는 준중형차를 타던 고객들이 SUV의 기능성 운전을 경험하고 소형 SUV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준중형차들은 이런 경쟁을 피하기 위해 원래 팔던 차의 가격을 싸게 파는 다운셀 전략만 취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시장은 고유가로 한 번 더 변화할 여지가 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어느새 50달러 중반대를 넘어섰고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60달러 중반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 석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이미 60달러 초반 저지선을 뚫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소형차들이 뛰어난 경제성과 적당한 실용성으로 다시 각광받기 때문이다.

김연찬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소형차 시장 전망과 기회 요인 분석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40%를 소폭 상회하던 소형차 판매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확대됐고, 유가 상승에 따라 고연비 차종에 대한 수요 증가가 증가하면서 소형차 판매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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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333@kukinews.com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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