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조두순 탄원서 공개 “술 때문에 일어난 일, 기억 못한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조두순 탄원서 공개 “술 때문에 일어난 일, 기억 못한다”

조두순 탄원서 공개 “술 때문에 일어난 일, 기억 못한다”

기사승인 2017-12-15 15:20:42


2008년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이 그동안 작성했던 탄원서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조두순이 직접 작성한 300여 장 분량의 탄원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조두순은 첫 공판 후 7차례 탄원서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 주요 내용은 조두순 자신이 '짐승도 하지 않는 그런 악독한 짓을, 절대로 그런 파렴치한 짓을 일삼는 저주받을 인간이 아니다'라는 주장이었다. 또 "술을 마시고 다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술이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조두순은 처음에는 "저는 성폭행한 사실이 없다", "사건 장소에는 가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으나, 사건 현장에서 지문과 혈흔이 발견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가 발견된 이후 조두순은 "증거가 있어 범행을 인정하나,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실제 조사 과정에서 "탄원서 한 장이면 다 바뀐다", "15년, 20년 형을 살고 70세가 되더라고 안에서 운동 열심히 하고 나갈 테니 그때 봅시다"라고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윤성 범죄심리학 교수는 "조두순의 탄원서 하나만 쪼개서 보면 '이 사람 억울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 구성이 나름대로 논리는 있다"며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도 맞지 않는 논리"라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 기술이 그럴듯하다. 이는 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과 17범인 조두순은 과거 술자리 시비로 옆자리에 있던 사람을 폭행해 사망케 했지만, 만취 주장이 받아들여져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피해자 나영이 아버지의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되기도 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앞으로 3년 후면 포악한 조두순이 출소하고, 그러면 조두순에 대해 많은 것들이 밝혀질 것”이라며 “그때 우리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사건 당시 성폭력뿐 아니라 끔찍한 구타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딸의 얼굴이 못 알아볼 정도로 부어있었다”며 “코뼈도 부러지고 이도 흔들리고, 양쪽 눈알이 그렇게 빨갈 수가 없었다. 얼굴 두 군데를 물리기도 했다”고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조두순의 출소는 3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 60만 명 이상이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에 응했으나, 현행법상 그의 출소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조두순의 얼굴 등 신상 정보는 2020년 출소 직후 '성범죄자 알림e'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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