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탄사격 없다”더니…뒷북 조사 나선 국방부

“잔탄사격 없다”더니…뒷북 조사 나선 국방부

기사승인 2017-12-16 06:00:00

국방부가 ‘철원총기사고’와 관련해 추가 수사에 나섰다. 쿠키뉴스의 ‘잔탄사격 의혹’ 보도 이후 국방부가 늦은 조처에 나서면서 ‘뒷북 조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15일부터 1주일간 철원총기사고가 발생한 강원 철원군 동송읍 6사단 77포병대대 영내 개인화기 자동화사격장(사격장)에서의 잔탄사격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잔탄사격은 훈련 계획에 할당된 교탄(敎彈) 중 남은 탄을 점사 및 연발로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이날 “감사관실 인력 6명을 투입해 잔탄사격 의혹과 관련한 수사과정 내용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조사 종료 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쿠키뉴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잔탄사고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국방부가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쿠키뉴스는 지난달 10일 6사단 예하부대가 사격장에서 잔탄 처리를 해왔다는 증언을 확보, 보도했다. 77포병대대 한 부대원은 “잔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종종 있었다”면서 “사격 훈련을 마치고 10분 정도 잔탄을 소비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5년부터 잔탄이 생길 수 없는 구조”라고 발표한 국방부 특별 수사 결과와 배치됐다. 

사고 당일 이 상병 등 부대원을 인솔해 업무상과실치사혐의를 받고 있는 6사단 19연대 소속 박모(25) 소대장 측도 잔탄사격 의혹을 제기해왔다. 박 소대장 측은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9월26일 오후 3시45분부터 약 10분간 총성이 들렸고, 3시55분부터 16분여간 멈췄다가 다시 재개된 사격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상적인 사격훈련에서 15분 이상 공백이 생길 시, 사격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사격이 멈췄던 시간 동안 잔탄사격 준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쿠키뉴스 보도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국방부는 즉각 반박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는 “사고 당일 사격훈련은 야전교범에 명시된 전투사격훈련 방법에 따라 단발·점사·연발사격을 실시했다”면서 “사격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 특별수사 결과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며 잔탄사격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이태명 대령 역시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일 다 쏘지 못한 실탄은 회수했다”며 “하여간 사격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고 이 상병은 사고 당일 진지공사를 마친 뒤, 사격장 뒤편 전술도로로 복귀하던 중 총상을 입고 숨졌다. 국방부는 사고 발생 하루 만에 고 이 상병이 도비탄(발사된 탄이 돌이나 나무 등 지형·지물과 충돌해 예상외의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에 맞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혹이 끊이지 않자 유탄(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이라고 정정해 혼란을 빚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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