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점 수입권과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된 만큼 탁월한 약리효능을 살린 건강기능음료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토러스디앤씨 고경명(46·인천 서구 청라동) 대표는 ‘몽골산(産) 자작나무 말굽버섯’을 올 초부터 독점 수입하고 있다. 자연생태보호물로 지정돼 국외 반출이 엄격히 금지된 이 품목에 대해 몽골 정부로부터 독점 수입권을 따낸 것 자체가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
고 대표는 지난 3~4년 간 몽골에서 거의 살다시피하면서 몽골의 임산물 채취 및 수출 관련 부처와의 끊임없는 접촉으로 이뤄낸 개가였다. 하지만 그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10여 개의 현지 수출법인이 난립하자 몽골 정부는 말굽버섯을 반출금지 품목으로 묶으면서 단 한 곳의 법인에게만 정식 허가권을 내주면서 그의 도전이 시작됐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겨우 눈을 떠 대량 수입하려는 참에 반출금지령이 발표된 거죠.”
당시 한국의 보따리상들은 몽골 정부의 이 강력한 보호임산물 자구책 조치에 모두 철수하고 떠났다. 그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려면 최소 2~3년의 시간과 적잖은 경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장고 끝에 용단을 내렸다. “그래, 해보자, 한 번 부딪혀 보자!”
그가 이렇게 정면 승부를 택한 데에는 주변 지인들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부동산개발업을 해온 그가 2012년 가을 우연히 몽골여행을 다녀오면서 인사치레 선물용으로 이 말굽버섯을 사와 지인들에게 나눠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를 섭취한 지인들이 놀라운 효과를 보고 앞다퉈 다시 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달여서 음용한 서너 명의 지인들이 난리가 났어요. 뭔가 확실한 효과가 있었던가 봐요. 그 중 한 분은 당뇨환자였는데 혈당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면서 대량으로 주문하더라구요.”
그로서는 평소 신세진 이들의 애절한 부탁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 그는 이듬해와 그 다음해 여름과 겨울, 몽골을 오갈 때마다 80~100㎏씩 반입해 주문한 지인들에게 또다시 나눠주고 남는 물량은 온라인으로 팔았다.
“큰돈을 번 건 아니지만 뭔가 뿌듯한 보람이 느껴지더라구요. 마치 제가 건강전도사라도 된 것처럼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쏠쏠한 마진도 있었구요.”
지인들을 위한 보따리장사를 시작한지 어언 3년이 지나면서 그는 사업 아이템으로 굳혔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하던가. 때아닌 몽골 정부의 반출금지령으로 올스톱됐다. 이 조치는 첫 시련이었지만 반전의 기회가 됐다.
대다수 국내 수입업자들이 모두 떠났지만 그는 외려 더 공격적인 로비를 펼쳐 나갔다. 몽골의 수출 관련 담당 공무원은 물론 현지 유일한 수출법인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그러기를 3년여, 결국 그는 당당하게 독점 수입권을 따냈다. 그의 흔들림 없는 사업 마인드를 몽골 정부가 높이 산 것이다.
“오랜 고생 끝에 이룬 것이라서 기쁨이 배로 컸죠.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값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그는 독점 수입이라는 시장가격의 절대적 지배자로서의 횡포를 부리지 않고 지인들에게 선물했던 ‘건강을 바치겠다’는 그 초심을 유지할 것을 다짐한다.
그의 인생을 바꾼 이 자작나무 말굽버섯의 효능은 정말 명불허전일까. 광활한 대자연에서 자란 이 약용식물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효능이 뛰어난 세계 3대 말굽버섯의 산지는 몽골, 일본 홋카이도, 미국 알래스카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말굽버섯은 산지보다 자작나무 수액을 먹은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그 효능이 갈리는데, 단연 해발 1500m 고지의 영하 40~50도 혹한에서 자생한 몽골산 자작나무 말굽버섯입니다.”
학계에 따르면, 이 버섯은 유기 게르마늄(Ge-132)을 많게는 1462ppm(인삼의 7배)나 함유하고 있어 인체의 노폐물과 중금속을 배출해 당뇨 및 성인병 예방에 특효인데다 풍부한 베타크루칸으로 특별한 항암 효능이 입증됐다.
“말굽버섯에서 추출한 다당류액 혹은 분말 말굽버섯을 190여 명의 암환자에게 투여했더니 유방암과 폐암 환자는 70%, 간암환자는 50%로 암조직이 축소된 것을 확인했죠. 그래서 이 교수는 말굽버섯이 지구에서 자생하는 40여 종의 버섯 중 가장 강력한 암억제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한 의과대학의 말굽버섯 추출물이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주목된다. 이 연구팀은 “향후 연구결과에 따라 치매치료제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천연추출물이어서 기존 치매치료제에 비해 약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최근 그에게 낭보가 날아들었다.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가 내년부터 전량 납품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재 납품 가격과 수량은 양측의 최종 협의를 앞두고 있는데 원만한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당장 물류창고부터 새로 물색해야 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지금의 인천 서구 심곡동의 야외 컨테이너 창고로서는 대폭 늘어날 내년 물량을 입고하기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4t을 수입해 SNS 유통망을 통해 매달 100~200㎏씩 팔았다. 이름 그대로 외형이 말발굽처럼 어른 손바닥보다도 더 크고 딱딱한 목질이어서 장기알 크기로 얇게 잘라 1㎏ 단위로 포장해 판매했다. 혹은 구매자의 기호에 따라 중탕으로 내린 후 파우치에 담아 박스 단위로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알음알음 판매도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남은 물량은 물론 내년에 들여올 수입물량도 이같은 탄탄한 판로 확보로 사업기반을 잡게 됨에 따라 그의 꿈대로 건강기능음료 시장에 문을 두드려 볼 희망을 갖게 됐다.
“내년에는 건강기능음료 쪽으로 사업확장도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한테 자작나무 말굽버섯의 탁월한 효능을 널리 알려 건강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운명처럼 다가온 이 말굽버섯 사업에 사활을 걸어 건강과 생명의 파수꾼이 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인천=김동섭 기자 kds61072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