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 오르나… 새해 연쇄가격인상 우려

밀가루 가격 오르나… 새해 연쇄가격인상 우려

기사승인 2018-01-03 05:00:00

지난해 주 생산지인 미국과 호주에 닥친 가뭄으로 국제 밀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밀가루와 관련제품의 가격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통상 국제가격의 국내 반영까지 4~5개월이 걸리는 만큼 빠르면 이달 말 밀가루 수입·판매업체들의 결단이 강제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미국소맥협회 등에 따르면 제빵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미국산 강력밀의 경우 지난해 여름 주 산지인 미국 몬타나·다코다 주에 들이닥친 가뭄으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제면용 호주산 밀 역시 파종기 가뭄으로 생산량이 같은 기간 33% 줄어든 2300만톤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은 크게 올랐다. 미국산 강력 밀 현물 본선인도가격은 올해 4월 톤당 240달러에서 7340달러로 41.66% 올랐으며 호주산 밀 가격 역시 톤당 220달러에서 280달러로 27% 이상 올랐다.

가장 가격이 높았던 8월에는 밀 현물 가격이 톤당 380달러까지 올라 4월 대비 58.33% 폭등하기도 했다. 이는 2012년 미국 대가뭄 당시 형성됐던 밀 선물 평균 가격인 322달러보다도 18% 이상 높은 가격이다.

여기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7USDA 12월 세계곡물수급전망에 따르면 미국 농업부는 올해 세계 밀 생산량은 전년대비 0.2% 증가된 75521만 톤, 교역량은 0.6% 감소된 18215만 톤, 소비량은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이 소폭 증가하지만 소비량 역시 함께 증가하고 교역량이 줄어 가격인상요소가 뚜렷한 셈이다.

미국산과 호주산 밀가루의 경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식용밀의 약 93%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 밀가루와 관련제품 가격은 미국·호주 밀 작황과 국제 밀 선물가격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통상 국제 밀 가격이 10% 정도 오를 경우 4~5개월 뒤 국내 밀 가격 역시 6~7%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2012년 미국 가뭄으로 인해 국제 밀 선물가격이 폭등하자 이듬해인 2013CJ제일제당과 동아원, 대한제분, 삼양사 등이 평균 8.8% 밀가루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원부자재 가격이 인상될 경우 관련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애그플레이션에 따라 과자, 라면, 빵 등의 인상도 이어지게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가뭄으로 인한 가격상승분이 올해 1월, 늦어도 2월께 반영되는만큼 가격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제 밀가격은 (국내에) 4~5개월 뒤에 반영된다면서 지난해 여름 폭등한 가격이 반영되는 올해 1~2월경에는 가격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원물가격 외 인건비와 포장재 가격 인상분도 있어 원가상승압박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 밀가격 반영분이) 가격인상요인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상 여부보다는 인상 폭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