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잖아요. 돈만 몰래 조용히 놓고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알려져 너무 쑥스러워요"
지난 7일 전주대학교 축구부를 찾아와 1000만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내놓은 강인정(44,여)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혁 전주대 축구부 감독은 “1천만원이라 하지만, 이 돈의 무게나 가치는 어느 기업인의 10억원 못잖은 돈”이라며 강씨의 손을 잡았다.
강씨는 자궁암 환자로 수술을 위해 8일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그가 이날 서둘러 전주대를 찾은 것은 최근 전남 드래곤즈 축구단에 입단한 아들(김경민, 21, 전주대 경기지도학과 4학년)과 평소 다짐해 온 “나 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자” 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날 기부한 장학금은 아들의 프로행 계약금 일부다.
아들 김경민 선수는 지난 3일부터 드래곤즈의 훈련을 위해 전남 광양으로 내려가 이날 전달식에는 불참했다. 김 선수는 라이트윙으로 주목받는 대학 축구의 유망주다.
강씨는“몸이 성치는 않지만 더 늦기 전에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고 싶었다” 며 “아들이 운동만 잘하는 선수 보다는 주변에 덕을 베풀고 복을 짓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이용철 기자 qnowstar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