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에서 금융으로 번진 평창 마케팅 기싸움

통신에서 금융으로 번진 평창 마케팅 기싸움

기사승인 2018-01-09 05:00:00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기업들 간의 신경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특히 KT와 SKT 등 통신사 간에 벌어진 ‘엠부시(매복·ambush) 마케팅' 논란은 올해 들어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엠부시(매복·ambush) 마케팅'이란 기업 또는 단체가 대회의 공식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회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처럼 보이는 모든 불법적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5일 전날 출시한 ‘2018대한민국 선수단 Cheer UP! 특별예금'의 판매를 중단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은행이 국가대표 선수들과 연계된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KT와 하나은행 등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후원사로 선정된 만큼 SKT와 기업은행 등 비후원사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 예민한 모습이다. 하나은행만 해도 평창동계올림픽에 후원한 자금이 111억원을 넘어선다.

기업들 간의 신경전은 처음 통신사인 KT와 SKT간에 벌어졌다. SKT가 지난해 김연아를 홍보모델로 엠부시 마케팅에 나서자 공식 후원 통신사인 KT가 강하게 SKT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러나 SKT가 엠부시 마케팅을 강행함에 따라 이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결국 평창조직위의 요청에 따라 올해 1월1일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엠부시 마케팅이 법적으로 금지됐다.

엠부시 마케팅 신경전은 이후 통신업계를 넘어 금융권으로 확대된다. SKT와 핀테크 분야에서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하나은행이 공식 후원은행인 상황에서 이번 기업은행의 엠부시 마케팅 사태가 벌어진 것. 

일각에서는 이번 기업은행의 상품판매 중단 사태가 하나은행의 항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평창조직위원회가 공식 후원사가 제보한 엠부시 마케팅건에 대해 해당 업체에 광고 중단 또는 수정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평창조직위는 일차적으로 공식 후원사의 지적에 따라 엠부시 마케팅 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상품 판매 역시 공식 후원사의 지적에 따라 평창 조직위가 기업은행에 마케팅 중지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엠부시 마케팅 신경전은 그동안 동계스포츠를 후원해온 애꿋은 여러 기업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신경전으로 강화된 엠부시 마케팅 관련 법률은 동계스포트를 꾸준히 지원해온 기업들이 지원한 팀이나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도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수년간 동계스포츠 종목을 후원해 왔지만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사로 선정되지 않아 해당 선수들이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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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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