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의심이 많은 사회입니다. 포털 사이트 기사의 댓글만 봐도 부정적인 음모론과 반박이 줄줄이 달리고 있죠. 하지만 저자 오찬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기 자신의 차별 의식에 대해 깨닫지 못하는 것, 언제나 ‘우선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성공한 다음에’ 등 나중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프레임에 갇힌 것 등을 지적하고 있어요.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는 11년 동안 대학교에서 사회학 강의를 하며 ‘왜, 어떻게, 사회비판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경험한 저자가 그동안 기록한 강의 노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결과물입니다. 새로운 가치관의 세계로 안내하는 사회학 입문서이자,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이상한 사람과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생존 전략서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전작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에게 추천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