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태양광 셀과 모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태양광 업계에 비상이 걸렸지만 기업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2.5GW(기가와트) 이상일 때 첫해 30%의 관세가 부과된다. 수입 태양광 모듈의 경우 쿼터와 상관없이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씩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은 모두 83억달러 상당의 태양광 전지와 모듈을 수입했는데,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약 13억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1조3080억원)의 태양광 제품을 미국에 팔았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으로 약 15~16% 수준이다.
태양광업계에서는 벌써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전반적으로 수입 부품 단가 등이 높아지면 미국 태양광 시장 규모 자체가 10~30%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큐셀과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는 상반된 온도 차를 보였다.
한화큐셀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국 무역대표부일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세이프가드) 발효날짜나 제외국가 확정될 것”이라며 “미국 시장을 제외한 유럽, 일본, 터키 등 신흥시장 판매량 조정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관계자는 “미국시장 위주로 수출하는 태양광 회사끼리 공동 대응할 예정이며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축소될 우려가 있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일본 등의 시장 판매량을 조정해 중동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