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정부가 엉터리 단독주택 가격 공시…시세반영률 53% 불과"

경실련, "정부가 엉터리 단독주택 가격 공시…시세반영률 53% 불과"

기사승인 2018-01-25 15:03:10

국토교통부가 24일 발표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시세의 절반에 불과해 세금 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비율이 70% 수준인 것에 비하면 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로 인한 세금 특혜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위 10위 주택과 서울시 실거래가 내역을 비교한 결과 평균 시세 반영률은 53%에 그쳤다. 서울시가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에게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 중 2015년 이후 한남동과 이태원동의 실거래 100억원 이상 단독주택의 시세를 산출해 추정한 수치다.

1974년 지어진 한남동 주택은 2015년 130억원에 거래되는 등 초고가 주택 대다수는 리모델링 등 내부 수리가 됐을 것으로 추정돼 건물값은 3.3㎡당 500만원으로 적용했고, 건물값을 제외한 토지비는 3.3㎡당 시세 5300만원으로 계산했다.

이같은 추정 결과 공시가격이 111억원인 이태원동 주택의 시세는 203억원이고, 3위인 성북동 주택(공시가격 97억7000만원)의 시세는 170억원으로 추정됐다. 강남에 위치한 방배동 주택(공시가격 87억원)은 실제 추정가격이 171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실거래가 신고가 실제 거래가보나 낮게 신고되는 관행까지 감안하면 시세반영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의 공시가격도 시세를 43% 밖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실거래가 전수조사 연구에 따르면 11억원 초과 서울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21%로 나타나기도 했다. 작년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170억원에 매입한 주택도 공시가격은 88억원에 그쳤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신내11단지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80.6%, 노원구 한신2차는 72.2%, 구로구 삼명아파트는 72%다. 초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이미 지난 십수년간 아파트 한 채 보유한 서민들은 단독주택을 보유한 재벌 회장과 부동산부자들에 비해 많은 세금을 부담해온 셈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초고가 주택 대다수는 재벌 회장 등 상위 1% 부동산 부자들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아파트를 보유한 서민과 부동산 부자들간의 조세형평성이 매우 불평등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높이고 부동산 종류별 차별을 없애 불공평한 공시가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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