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전에 이문열 있었다? 고은 시인 연상시키는 '사로잡힌 악령' 재조명

최영미 전에 이문열 있었다? 고은 시인 연상시키는 '사로잡힌 악령' 재조명

최영미 전에 이문열 있었다? 고은 시인 연상시키는 '사로잡힌 악령' 재조명

기사승인 2018-02-09 13:30:38

최영미 시인이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한 시 '괴물'속 'EN 선생'이 고은 시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994년 이문열 작가가 단편 소설 '사로잡힌 악령'으로 이미 고은 시인을 고발한 바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7일 류근 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단 내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의 '괴물' 속에 나오는 'En'이 원로시인 고은을 지목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최영미 시인은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고, 파장만 커지는 가운데 문학계에서 이문열 작가의 '사로잡힌 악령'을 회자하고 있는 것.

해당 단편은 한 법조인이 환속 승려 시인의 행적에 대해 말하는 내용이다. 소설 속 환속 승려 시인은 유명한 고승의 상좌이자 시인이다. 자신의 이름값을 이용해 문화예술계 명사들과 교분을 틀고 문학을 지망하는 여성과 친구의 부인 등을 마구잡이로 농락한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이 본래 속했던 순문학 진영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자 갑자기 민주투사의 탈을 뒤집어쓴다. 1970~80년대 저항문학의 선두에 서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또 다시 저항시인의 탈을 벗어던진다.(한겨레 1995년 1월 18일자 기사 참조)

이후 고은이 소속된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소설 속 등장인물이 고은이 아니냐며 문제삼자, 이문열은 "작품을 보면 어떤 시인의 행보가 연상되겠지만 그를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작품이 아닌 1980년대의 시대상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봐 달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항의가 지속되자 이문열은 결국 이 작품을 자신의 작품 목록에서 삭제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한겨레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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