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첫 공식 무대를 밟은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동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에스트로’가 되기엔 아직 부족함이 있었다.
울산 현대 소속 박주호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83분을 소화했다.
이날 박주호는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 이틀 전 미디어데이에서 김도훈 감독은 “박주호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와 같이 중앙에 배치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그대로 전술로 드러난 셈이다.
박주호는 박용우와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수비 상황에선 수비 2선까지 내려와 세컨볼로 파생되는 공격을 차단했다. 동시에 선 수비-후 공격 상황에선 빠른 역습을 위한 공 배급을 담당했다. 때론 페널티 에어리어 깊이 들어가 밀집 수비로 상대 공격 루트를 차단했다.
통상적인 공격 상황에서도 조금 뒤쳐진 곳에서 이후 역습 상황을 대비했다. 때론 반대진영으로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공격에 다양성을 줬다. 템포 조절로 분위기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선수들과 자주 대화하며 상황을 피드백했다.
그러나 전북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후반부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역할이 다소 생소한 인상이다. 사이드 위주로 빌드 업을 시도하는 전북의 강력한 러시에 박주호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후반 0-1로 뒤진 상황에선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연계 플레이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찬스로 연결되지 않았다. 외려 한교원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직 동료와 완전한 호흡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대화를 바탕으로 연계플레이를 시도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필요함을 절감한 한 판이었다. 박주호는 0-2로 뒤진 후반 83분 이영재와의 손 터치로 그라운드를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