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힘들다" …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정 요청

전자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힘들다" …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정 요청

기사승인 2018-03-16 05:00:00

‘주 52시간 근무제’ 개정안 실행을 앞두고 전자업계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정 검토를 정부 측에 요청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잇따라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본격적으로 시범 적용, 직원들의 근태 입력 시스템을 개편하고 자신의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당 근무 시간이 52시간을 넘을 경우 사유서를 작성하는 등 구체적인 제재 방안도 마련했다.

경쟁사인 LG전자도 지난달 26일 전체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시험 도입했다. 직원들이 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해 한 주당 근무시간 40시간을 채우는 방식이다.

이는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행될 근로기준법 개정을 앞두고 법안 적용에 문제점은 없는지 미리 파악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 주 52시간 근무는 전자업계 노동시장에 연착륙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연구개발(R&D)과 같은 연속성이 중요한 부서에서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R&D 부서는 신제품 출시를 3~6개월가량 앞두고 집중적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주 52시간을 일괄 적용할 경우 자칫 기술 개발 타이밍을 놓쳐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매년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애플과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상황 타개를 위해 전자업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정 요청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산업 특성을 고려, 노사 합의 후 일정기간 주 최대 법정근로시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1월15일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연 비공개 정책 간담회에서 “전자업계는 시기에 따라 업무량이 달라져 주 52시간 근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기업들이 맞닥뜨릴 부작용과 애로사항이 있다”며 “이러한 산업특성을 고려해 주 최대 근로시간의 제약을 일정 기간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측에서 업계의 요구를 수용하면 기업들은 1년간 특정 주에 최대 64시간의 근로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단, 전체 주 평균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유지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 개정안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근무 관련 의견과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한 만큼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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