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스웨덴’에게 패한 한국이 이번에는 ‘가상 독일’을 만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8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폴란드 실롱스키 스타디움에서 폴란드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평가전이라지만 무게감이 남다르다. 월드컵을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맞는 모의고사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 북아일랜드에 1-2로 패했다. 4-3-3 포메이션을 처음 꺼낸 신 감독은 높은 중원 장악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의도대로 풀어갔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점유율에서 압도했지만 세트피스와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북아일랜드전에서 김민재(전북)와 장현수(FC 도쿄)가 처음으로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수비수다. 장현수는 신 감독이 일찍이 낙점한 주전이다. 둘의 조합은 사실상 월드컵 무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허점만 남았다. 경기를 지배했지만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에선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축구는 어쨌든 많이 득점하고, 적게 실점해야 이길 수 있다. 신 감독을 비롯한 3명의 노련한 외국인 코치의 손과 발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한국은 폴란드를 ‘가상 독일’로 상정했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폴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6위에 올라 있는 강호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만난 폴란드가 아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아르카디우스 밀리크(나폴리) 등 유럽무대에서 주전멤버로 뛰고 있는 선수가 더욱 많아져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전술 완성도도 높다. 높이와 힘, 스피드, 조직력에서 어느 하나 떨어지는 게 없는 무결점 팀으로 평가된다.
폴란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만나는 일본전을 대비해 한국을 선택했다.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역시 전력으로 평가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월드컵 유럽지역 최종예선에서 8승1무1패로 본선 무대에 안착했다. 주목할 점은 예선 10경기에서 28골을 몰아쳤다는 사실이다. 유럽예선에서 43득점을 한 독일에는 다소 떨어지지만 막강한 공격력을 가늠해할 수 있는 수치다.
앞선 북아일랜드전에서 수비 불안을 보인 한국 입장에서 보면 최고의 연습 상대다. 가상 독일이라지만 수비 조직력, 분위기 반전, 선수간 호흡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봐야 하는 상대다.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과정이 중요하지만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