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부는 혁신의 ‘새 바람’, 통할까

네이버에 부는 혁신의 ‘새 바람’, 통할까

기사승인 2018-04-04 05:00:00

네이버가 혁신을 예고했다. 댓글정책이용자패널 발족 및 사원 노조설립을 통해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큰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는 꾸준히 댓글 조작 의혹에 시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네이버 수사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오는 곤혹도 치렀다.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초에는 한명숙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 댓글 서비스를 재검토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을 발족했다. 이는 뉴스 댓글 운영원칙과 정책 등을 이용자와 함께 논의하는 모임으로 일반 이용자 20명으로 구성됐다.

네이버는 원칙적으로 블라인드 방식으로 이용자를 선발하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연령, 성별 비중을 고려했다. 이용자 패널은 오는 8월까지 월 1회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 댓글 정책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네이버는 이를 토대로 댓글 서비스를 실제 개선할 방침이다.

외부에서 댓글이 논란의 대상이였다면 내부에는 경직된 사내 문화와 IT(정보통신)업계의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사원들의 불만이 쌓였다. 여기에 네이버가 뉴스 배치 조작 의혹 등에 휩싸여 공정성을 의심받으면서 사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결국 네이버 내부 변화를 위해 지난 2일 사원들이 노동조합을 출범했다. 노조는 선언문을 발표하며 “초기의 수평적 조직문화와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고 수직·관료적 문화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또 사원들이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는 점, 투명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네이버가 잇단 의혹에 휩싸인 점도 꼬집었다. 

네이버 노조는 결성과 함께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 만들기 △투명한 의사 결정 및 수평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 위한 연대라는 목표를 내세워, 조직 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이버 측의 행보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도 있다.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은 네이버의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으로, 실상은 패널끼리 ‘탁상공론(卓上空論)’만 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노조가 비대해져 파업 등이 일어나게 될 경우 네이버가 대표 포털사의 위치에 있는 만큼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은 유일하게 이용자가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댓글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되는 패널의 의견은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개선된 내용은 네이버 서비스 공지를 통해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알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에 관해서는 “아직 막 노조가 설립된 단계라 파업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노조 설립은 헌법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기본권으로 회사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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