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배초 인질범 용의자 구속영장 청구

경찰, 방배초 인질범 용의자 구속영장 청구

사회적 불만, 정신질환의 결합이 빚어낸 비극… 주위 헌신과 애정 절실

기사승인 2018-04-03 19:50:24

지난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 침입해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인 혐의로 현장에서 검거된 양모(25)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은 3일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조사과정에서 양씨가 환청이나 환시 등에 시달리는 ‘조현병’과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었으며, 사회적 불만과 질환의 연쇄 작용으로 범행을 저질르게 됐던 것으로 파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양 씨는 2013년 2월부터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했지만 그해 7월 불안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2014년 7월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아 조기전역했다. 이 후 조현병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2015년 11월 뇌전증 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 씨는 “군에서 가속행위와 부조리, 폭언, 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많이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다”며 2014년과 2017년 2차례에 걸쳐 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모두 ‘비해당’ 처분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지난 2일 보훈처로부터 우편으로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기에 보상이 불가하다.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고 불만을 품은 상황에서 환청을 듣고 범행에 나서게 됐다.

한편, 양 씨의 범행동기가 알려지며 일부에서는 과거 벌어진 강남역 묻지마 살인과 같이 조현병과 사회적 불만이 결합해 발생하는 범죄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는 이들이 다시금 등장하고 있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환자는 언뜻 보기에 인격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나 내면은 아주 섬세하고 마음속으로 괴롭고 답답한 점이 많다”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헌신적인 애정으로 대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격리와 배척이 아닌 적극적인 포용을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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