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적용될 대학별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종합 전형에서는 최저학력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적용을 하더라도 타 전형에 비해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일부 서울권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부교과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으며, 논술 전형은 특히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학생부교과, 수능 성적 따라 지원 가능 대학 엇갈려
2019학년도 학생부교과 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은 총 14만4,672명이다. 수시모집에서 전체 수시 선발 인원의 54.3%인 14만4,340명을 뽑는다.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이 3,405명 증가했지만, 올해 수시 전체 선발 인원도 증가해 선발 비중은 지난해와 같다. 학생부교과 전형은 수시에서 모집 인원 규모가 가장 큰 전형으로 주로 중위권 이하 대학 및 지방 대학에서 선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크지만, 수능 성적에 따라 지원 가능한 대학의 서열이 달라진다”며 “교과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꾸준히 최상위권의 내신 성적을 유지해온 학생들이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한다”고 말했다. 학생부교과 중심 전형에 지원하기 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첫 번째 조건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라는 설명이다.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교과 중심 전형에 지원하려면 수능 3개 영역 등급 합이 6등급 이내 정도여야 하며, 지방 주요대 역시 2개 영역 등급 합이 7등급 이내에는 들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경우 지원자 간 학생부 성적의 편차가 적고 높은 합격선을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한다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선택 폭이 넓어질 뿐 아니라 최종 단계에서 그만큼 경쟁자 수가 줄어 합격 가능성도 높아진다. 올해 서울과학기술대는 학생부교과 전형인 학생부교과우수자 전형을 신설하고 2개 영역 등급 합 6이내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동덕여대는 학생부교과우수자 전형의 최저학력 기준을 2개 영역 등급 합 6이내에서 7이내(영어 포함 시 6이내)로 하향 조정했다.
◇ 학생부종합, 수능 최저 미적용 전형 많아… “적용해도 타 전형보다 기준 낮아”
학생부종합 전형은 전체 모집인원의 24.4%인 8만5,209명을 선발한다. 8만3,666명(23.7%)을 모집했던 지난해에 비해 선발 인원 및 비율이 소폭 늘었다. 수시모집에서 수시 선발인원의 31.9%인 8만4,764명을, 정시모집에서는 정시 선발인원의 0.5%에 해당하는 445명을 뽑는다.
학생부종합 전형은 특히 수도권 지역 중·상위권 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인원 전체를, 건국대(서울)는 75.9%, 고려대(서울) 75.2%, 동국대(서울) 71.2%, 경희대 70.4%, 서강대는 70.1%를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선발한다.
아주대는 ACE전형의 선발 인원을 늘리고 다산인전형을 신설하면서 수시모집에서의 학생부종합 전형 비중이 50.7%에서 63.5%로 증가했다. 연세대(서울)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 전형으로 지난해보다 162명 늘린 1,170명을 선발하며 한국외대(서울), 서울시립대, 중앙대(서울) 등이 잇따라 전형 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서울과학기술대는 학생부종합 전형 비중을 50.1%로 크게 줄었다.
이 평가이사는 “학생부종합 전형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면서 “적용하더라도 타 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거나 일부 학과에 한해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고려대(서울) 일반전형·학교추천Ⅱ, 서강대 일반형,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 등은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아주대 ACE전형은 의학과에서만 적용한다.
서강대 일반형은 수능 3개 영역 각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로 최저학력 기준이 변경됐다.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은 인문계열 기준이 2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에서 3개 합 5 이내로, 의예과는 3개 영역 합 3 이내에서 4개 합 5 이내로 변경됐다.
◇ 논술전형, 70% 이상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적용
수시모집에서 상위권 주요대를 중심으로 실시되는 논술 전형에서는 논술 성적이 60~80% 반영된다. 대부분의 대학은 논술 반영 비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연세대(서울)의 경우 그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동점자 발생 시에만 교과 성적을 활용한다. 가톨릭대는 논술 비율을 60%에서 70%로, 아주대는 70%에서 80%로 늘려 논술 영향력을 키웠다. 성신여대는 올해 신설한 논술우수자 전형에서 311명을 선발하며 논술을 70% 반영한다.
2019학년도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의 70%가량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받는다. 수능 성적이 좋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상향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한다면 추가 합격 기회도 있기 때문에 논술 준비와 함께 수능에서 부족한 영역을 살펴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영역별 학습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논술 출제가 교육과정 내에서 평이하게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세대(서울)는 올해도 영어 영역 2등급 이내를 별도 기준으로 제시하고 국어·수학·탐구(2과목) 중 4과목 등급 합이 인문은 7, 자연은 8 이내여야 합격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인문에서 한국사 제한 등급을 3등급에서 4등급 이내로 확대해 한국사 기준은 완화됐다. 숙명여대는 자연계열 최저학력 기준이 4개 영역 중 3개 영역 합 6 이내에서 2개 영역 합 4 이내로 변경된 반면, 이화여대는 인문은 3개 영역 등급 합 6에서 5 이내로, 자연은 2개 영역 등급 합 4에서 3개 합 6 이내로 더 까다로워졌다.
인하대는 논술 인원이 늘면서 지난해 선발하지 않던 논술우수자 전형에서도 의예과를 선발하고 3개 영역 1등급의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올해 신설된 성신여대 논술우수자 전형 또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만 정시모집과 달리 탐구 영역을 1과목만 반영해 제2외국어·한문과 대체가 불가능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 평가이사는 “성균관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영어 등급 기준을 별도로 적용하지 않고 대부분 포함시키기 때문에 타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급을 받기 쉬운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을 경우 최저학력 기준 통과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며 “중상위권 수험생은 영어 1등급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